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범야권의 권력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퇴로는 꽉 막혔다. 비주류인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중대 결심은 초읽기에 돌입했다. 천정배(무소속 의원) 신당의 창당추진위원회(창준위) 출범도 임박했다. 야권발(發) 정계개편의 1차 분수령이 초읽기에 돌입한 셈이다.
◆'호남 지지율↓' 文, 76일 만에 野 텃밭 호남行
특히 문 대표의 혁신안 발표와 천정배 신당의 창준위 출범은 공교롭게도 18일로 날짜가 겹친다. 그간 선거 때마다 '전략적 선택'을 한 호남 '적자 경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문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던 안 전 대표는 금명간 총선 불출마 및 탈당 등을 포함한 '중대 결심'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역시 광주에서 공개될 문 대표의 혁신안 '내용'이다. 문 대표는 이날 조선대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관련 강연을 한다. 문 대표가 광주를 방문한 것은 지난 9월 예산정책협의차 광주를 찾은 이후 9개월 만이다. 천정배 신당의 바람을 미풍으로 만들려는 전략적 포석도 깔렸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비주류 혁신안인 통합 전당대회 및 조기 통합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등까지는 아니더라도 대표직 등 기득권 내려놓기에 대한 의지를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文 "나눠먹기 없다" vs 安 "자리 본질 아니다"
그만큼 절체절명의 위기다. 본지가 창간 8주년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소장 홍형식)에 의뢰해 지난 10~13일 4일간 만 19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에 따르면 문 대표의 호남지역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는 13%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24.7%)과 박원순 서울시장(22.2%)의 절반에 그쳤다.
문 대표가 야권 텃밭인 광주에서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희망스크럼'을 총선 승리 전략으로 내세우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문 대표는 이날 "공천지분 나눠먹기는 없다"면서도 "대표직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측근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안 전 대표는 같은 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정성장을 위한 공정3법'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어떤 자리를 준다는 건 완전히 본질에서 벗어난 주장"이라며 '희망스크럼 구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향후 양측의 신경전을 예고한 대목이다.
여기에 천 의원도 창준위 출범식을 열고 신당 추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한때 '리틀 노무현'으로 불렸던 김두관 전 경남지사의 축사가 예정됐다. '천정배·김두관·안철수' 연대의 연결고리가 여전히 살아있는 셈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야권발 정계개편에서 가장 중요한 코드는 통합이다. 통합을 위해선 호남 승리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호남은 정권교체의 교두보(지역적)이자 통합의 상징으로, 문 대표의 가장 큰 숙제다. 천 의원 역시 지역정당의 한계와 자신의 낮은 지지율을 돌파해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길리서치 조사는 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한 임의걸기(RDD)에 의한 유·무선 (50%·50%) 전화면접법을 통해 실시했다. 표본은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기준 지역·성·연령별(2015년 10월 기준) 할당 무작위 추출법으로 추출했다.
응답률은 유선 19.6%, 무선 14.7%였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