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빅딜 놓고 통신업계 '갑론을박'... "반대를 위한 반대일뿐"

2015-11-1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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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품어 1조원에 달하는 빅딜을 추진하면서 이동통신 업계는 또다시 치열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이 통신에 이어 방송까지 독점력을 확대한다면 소비자 편익이 저해되고, 유선방송사의 고사로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KT는 이번 인수를 SK텔레콤이 벌인 '머니게임'이라 규정하며 여론몰이에 나섰으며, 공식적으로 정부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연합전선을 승인한다면 명백한 특혜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KT의 이러한 시각을 지나친 억측이라 보고 있다. 우선 KT는 SK텔레콤이 자신의 밥그릇을 빼앗을 것이라 주장하나 합병 후에도 유료방송 시장 1위는 여전히 KT다.

15일 미래창조과학부 및 업계에 따르면 유료방송시장에서 지난 8월 말 기준 KT그룹 가입자는 총 836만5946명(OTS 228만3378명 제외)으로 점유율은 29.5%다.

SK텔레콤은 330만8328명으로 11.64%, 여기에 CJ헬로비전 가입자 410만명을 더하면 26.3%으로 추산된다.

김홍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어차피 무선시장의 유선 시장 지배력 전이 이슈가 규제 정책상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상황에서 SK텔레콤이 유료방송 시장에서 현재와 같이 편하게 점유율을 지속해서 올리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방송법상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따라 케이블TV와 인터넷TV(IPTV) 사업자가 각각 시장점유율 3분의 1을 넘지 못한다. 이에 KT와 같이 SK텔레콤도 점유율 규제 논의가 본격화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오히려 유선 시장점유율은 합산규제를 통해 SK텔레콤과 유선 경쟁이 심화되기 보단 고착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여 KT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방송 외에도 KT는 초고속 인터넷 시장 41.6%(SK텔레콤 25.1%, SK텔레콤-CJ헬로비전 29.5%), 유선전화 시장 57.6% 등으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무엇보다 KT의 주장대로 빅딜이 성사돼 소수 사업자에게 시장지배력이 집중화된 곳은 없으나, 이 같은 시도는 끊임없이 진행됐었다.

예컨대 지난해 초에는 미국의 최대 케이블TV 업체인 컴캐스트와 종합미디어기업 타임워너케이블 양강 기업의 합병 시도가 있었지만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가 독점 우려로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5월 미국 케이블TV업체 4위인 차터커뮤니케이션스의 타임워너케이블 인수합병을 승인했다. 또 차터 커뮤니케이션스는 6위 업체인 브라이트 하우스 네트워크도 인수했고, 통신사 AT&T는 위성방송 디렉TV 인수에 대해 FCC 승인을 받는 등 미국 유료방송 시장은 기업 간 통합화가 활발하다.

업계 관계자는 "합병 후에도 KT와 같이 부동의 1위 사업자가 공고한 상황에서 CJ헬로비전 인수는 성장성이나 수익성 면에서 크게 매력적인 옵션은 아니다"며 "KT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사실상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에 따른 영향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 KT와는 달리 알뜰폰 시장에서 가입자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지 않고, 유료 방송 시장에서 점유율(유료방송 7%, 알뜰폰 8%) 규제를 받을 가능성도 전혀 없어 향후 미디어 사업 부문성장 전략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없어서다.

이에 정윤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는 유료방송 시장의 과도한 양적 경쟁을 완화시키고 콘텐츠 투자 확대 등을 통한 질적 성장기 진입의 초석이 될 것"이라며 "SK텔레콤과 KT의 유료방송 2강 체제는 추가적인 가입자 유치를 위한 출혈 경쟁도 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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