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공공기관이 사업을 발주할 때 특정 회사의 제품을 노려 규격을 정하고 납품받는 이른바 '스펙 알박기'와 같은 비리를 원천 차단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기획재정부는 13일 열린 제15차 재정전략협의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공공부문 입찰·계약비리 방지 및 계약효율성 향상방안'을 확정했다.
이번 대책은 그간 공공기관이 특정한 업체와 유착한 형태의 계약비리가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온 데 따라 마련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친분이 있는 업체로부터 납품을 받기 위해 관련 규격을 해당 업체의 제품 스펙(규격)에 맞추는 관행이 있어왔는데, 이는 비리의 개연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방지책을 고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사전 공개한 규격에 대해 업계 이의사항이 접수되면 계약심의위원회를 통해 문제 여부를 공정하게 따져본다.
또 기존에는 입찰·계약 제안서 평가점수가 위원별로 합산돼 업체에 공지됐지만, 이제는 평가 위원별로 공개하도록 해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평가위원이 평균보다 크게 낮거나 높은 점수를 부여한 경우에는 그 이유를 설명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평가절차를 개선한다.
입찰과정에서 업체들이 담합한 경우에는 미리 약정해둔 대로 계약금액의 5∼10% 정도를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하도록 했다.
한편 정부는 현행 가격 중심의 낙찰제도에서 업체의 수행능력과 사회적 책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최적가치낙찰제도'로 단계적으로 전환한다.
공사계약 부문에서는 내년부터 300억원 이상 공사에서 최저가낙찰제를 퇴출하고 종합심사낙찰제를 도입할 예정이며, 용역계약의 경우 시범사업을 거쳐 단계적인 적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수의계약이나 우선구매와 같은 각종 경쟁입찰 특례제도에 대한 평가시스템을 도입해 제도 실효성을 평가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