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계, 잇단 제재성 법안 발의에 반발

[사진=각사]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대부업 최고금리를 인하하는 내용의 대부업법 개정안이 국회 계류중인 가운데 대부업계를 타깃으로 한 제재성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면서 업계에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부업계는 추가 발의된 법안들의 경우 모두 연내 통과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위헌 소지까지 있는 등 실제 통과보다는 내년 총선을 노린 '포퓰리즘’성 법안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일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12명은 대부업법 개정에 따른 최고금리 인하 이후 기존 채무에 대해서도 인하된 금리를 적용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법 시행일을 기준으로 갱신여부 및 계약일자에 상관없이 더 낮은 금리를 적용토록 하자는 것이다.

민 의원실 관계자는 “채무를 갚는 도중 명확한 갱신의사를 표시하지 않고 기존 계약을 유지할 경우 중간에 변경된 금리를 적용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며 “인하된 금리를 기존 계약에도 적용해 이자율 인하에 따른 혜택을 이용자 모두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재선 대부협회 사무국장은 “무리하게 법을 개정하면 헌법이 보장하는 소급효 금지 원칙을 위배한 재산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결국 정부 정책을 믿고 영업해온 업자들만 모든 책임을 지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또 “소급효는 특수한 제약의 명분이 있을 때에만 허용되는 것”이라며 “대부업법이 개정되면서 낮아질 금리가 차이가 큰 것도 아닌 상황에서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지나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 정부 "불법사금융 시장 정화하겠다"···대부업 요건 10배 상향
• 지난해 말 대부업 연체율 12%대까지 상승

금융당국 관계자는 “소급효를 인정하면 회사 입장에서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커 반발이 심한 것 같다”면서 “그러나 지난 2007년 최고금리 인하 후 소급적용이 된 사례도 있으니 아마도 정무위에서 병합해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장병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6월 통과된 대부업 광고규제안을 더욱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법안을 발의했다. 지난 9월부터 적용된 개정 대부업법에 따라 현재 대부업 광고는 △평일 오전 7시~9시와 오후 1시~10시 △토요일·공휴일 오전 7시~오후 10시까지 TV 방송광고 제한을 받고 있다. 이에 더해 장 의원이 낸 개정안은 평일 오전 9시~오후 1시도 제한시간대에 포함, 평일과 주말 구분없이 모든 요일에 오전 7시~오후 10시까지 방송광고를 규제하는 내용이다.

장 의원실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24시간 광고를 하는 방송 시스템에서 평일과 주말 구분은 의미가 없다”며 “국민의 법 감정과 과도한 대부업 광고 비중을 고려한 결과”라고 개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대부업계 관계자는 “광고규제는 사실 해외에서도 유례가 없는 경우로 현재 위헌심판이나 헌법소원을 검토 중”이라며 “금융당국이 겉으로는 규제완화를 거론하면서 실제로는 규제 일변도라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광고 규제든 소급효든 이런 문제는 정부가 법률로 해결하기 전에 이미 행정지도를 통해 개선했어야 하는 부분”이라며 “업계 또한 당국이 나서기 전에 스스로 자율적으로 통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