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중국 상하이의 쉬산인터내셔널GC(파72)에서 끝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 챔피언스’(총상금 850만달러, 우승상금 140만달러)에서 보기드문 장면이 나왔다. 더스틴 존슨(미국)과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관련된 상황을 요약한다.
◆“너무 잘 맞아서 탈”
8번홀(파5·길이603야드)에서 사단이 일어났다. 페어웨이에서 시도한 웨지샷이 깃대를 향해 똑바로 날아갔다. 또하나의 버디가 연상됐다. 그런데 볼은 깃대를 정통으로 맞고 바운스돼 약 10m를 구르더니 경사를 타고 그린 주변의 개울로 들어가버렸다. 존슨은 웨지를 떨어뜨리며 망연자실했다. 존슨은 설상가상으로 1.5m거리의 보기 퍼트마저 놓쳐 더블보기를 하고 말았다. 버디 기회가 졸지에 더블보기로 변해버렸다.
존슨은 그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4라운드합계 16언더파 272타(65·71·65·71)로 챔피언 녹스에게 4타 뒤진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언론들은 이 장면을 두고 ‘2015-2016시즌에 나온 가장 불운한 바운스’라고 표현했다. 존슨은 경기 후 “불운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골프다.”거 덤덤하게 말했다.
그 한 방으로 존슨은 금전적인 손해도 봤다. 공동 5위 상금은 27만6000달러(약 3억2000만원)다. 존슨이 그 홀에서 버디를 했더라면 ‘이론상’ 그는 합계 19언더파로 단독 2위가 된다. 2위 상금은 85만달러(약 9억8000만원)다. 한 번 잘못된 바운스의 대가는 57만4000달러(약 6억6000만원)에 달한 셈이다.
◆“볼 한 번 못쳐보고 물에 빠뜨렸네요”
매킬로이는 2라운드 18번홀(파5)에서 새 볼을 한 번도 쳐보지 못하고 물에 ‘헌납’했다. 티샷이 워터해저드에 들어가 드롭하는데, 드롭구역이 여유가 없었다. 볼 낙하지점을 조금 벗어나면 바로 물이었다.
매킬로이가 1벌타를 받은 후 드롭한 볼은 지면에 떨어진 후 굴러 물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 경우 벌타는 없고 재드롭하면 된다<규칙 20-2c>. 그 홀에서 비슷한 상황에 처해 캐디로 하여금 해저드로 굴러가는 볼을 줍게 한 버바 왓슨(미국)과는 대조적이었다.
매킬로이는 지난 3월초 WGC 캐딜락챔피언십 2라운드 8번홀(파5)에서 3번아이언 세컨드샷이 물에 들어가자 그 클럽을 해저드에 던져버렸다. 그 탓에 5000달러(약 570만원)의 벌금을 받기도 했다.
외신들은 “당시에는 플레이어 스스로 신형 클럽을 물에 처넣었는데 이번에는 경사 때문에 새 볼이 물에 들어가고 말았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