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차원의 교류·협력 사업을 위해 방북하는 인원이 급증했고, 남측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적 지원도 크게 늘었다.
9일 통일부가 발간하는 '월간남북교류동향'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개성공단 출입경 인원을 제외한 남측 방북 인원은 418명으로 월평균 46명이었다.
지난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 등으로 164명이 평양을 방문한 것을 제외하면 월별 방북 인원은 30~40명 수준이었다.
이는 지난달 20~26일 금강산에서 열린 이산가족 상봉 행사 참여자를 제외한 수치로, 올 들어 9월까지 월평균 방북 인원의 20배에 달한다.
남북 민간교류가 활발했던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와 비교하면 많은 방북 인원은 아니지만, 2010년 5·24 대북조치 이후 월간 방북 인원 규모로 보면 이례적인 수준이다.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 교류·협력 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향후 방북 인원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예컨대 남측 7대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북측 조선종교인협회와 지난달 23일 실무 접촉을 하고 '남북종교인평화대회'를 이달 9~10일 금강산에서 '남북종교인평화대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7대 종단의 수장을 포함한 140여 명의 종단 관계자들이 이날 동해선 육로를 통해 금강산을 방문한다.
남측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적 지원도 활기를 띠고 있다.
북한은 국제기구의 인도적 지원은 받으면서도 남측 민간단체의 지원은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 이 때문에 남측 민간단체는 국제기구 등과 함께 대북 지원을 해왔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9월부터 남측 민간단체가 단독으로 진행하는 대북 인도적 지원도 받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남측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액은 11억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일례로 대북 지원단체인 에이스경암은 지난달 27일 북한 황해북도 사리원 지역을 방문해 온실용품과 비료(15t) 등을 지원했고, 고건 전 총리가 운영위원장을 맡은 아시아녹화기구도 에이스경암을 통해 묘목 2만3000 그루와 종자 4t을 북한에 지원했다.
통일부는 올해 들어 5·24 대북제재 조치 이후 처음으로 대북 비료지원을 승인한 것을 비롯해 북한지역 영유아 등 취약계층 대상 영양지원 품목으로 △밀가루 등 영양빵 재료 △영양죽 △국수 등도 승인하고 있다.
한편 8·25 합의사항 중 하나인 '민간교류 활성화'는 남북 당국의 유연한 태도로 어느 정도 진척을 보이고 있으나 또 다른 합의사항인 당국회담은 성사되고 못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8·25 합의 이후 남북 당국회담 개최를 위한 예비접촉을 3차례 제안했지만, 북측이 수용 여부에 대한 답을 주지 않고 있다.
민간교류의 본격적인 활성화와 남북관계의 실질적인 진전을 위해서는 남과 북이 당국회담을 통해 얽히고설킨 남북관계 현안을 풀어야 한다고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