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콜로라도주에서 '보수주의적' 역사교육 다시쓰기를 주장하던 교육위원회 위원들이 위원직을 박탈당했다.
대학입학자격시험 중 AP(대학과목 선행이수)의 역사교육 내용의 재집필을 요구했던 덴버시의 제퍼슨 카운티 교육위원회 위원 3명이 소환투표를 거쳐 위원직을 잃었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소환투표는 2013년 보수적 성향의 위원 3명이 교육위원회를 장악한 뒤 교사의 성과급 비중 증가 등을 내세우며 전권을 휘두르는데 반발한 지역 교직원 노조에 의해 촉발됐다.
그러던 차에 2014년 윌리엄스가 AP 역사 커리큘럼은 좀더 "애국적으로" 그리고 "(미국인으로 좀더)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다시 쓰여져야 한다고 제안한 뒤 역사교육을 둘러싼 논쟁이 불붙기 시작했다.
보수파들인 제안한 수정안에서는 마틴루터 킹 주니어 등 흑인 인권 운동가에 대한 언급이 축소되고, 원주민(인디언)에 대한 학살 대목 등이 대거 제외됐다.
이러한 제안에 제퍼슨 카운티의 수백명의 학생들과 교사들의 반대 의사를 표현하며 투쟁을 벌였다. 이들은 교육위원회가 정치적인 의제를 교육으로 끌어들인다고 비판했다.
제퍼슨 카운티에서의 이같은 논란은 지난해부터 미국 전역에서 공교육을 둘러싼 보수 대 진보의 논쟁거리로 떠올랐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제퍼슨 교육위원회는 결국 역사 커리큘럼을 바꾸지 않기로 결정했다. 소환투표에서 보여진 찬반의 압도적인 표차는 보수위원들에 대한 지역의 반발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보여준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에서도 지난해 8월 같은 논리를 펴며 역사과목 AP 평가 변경을 주장하고 나선 바 있다.
AP는 미국에서 대학입학을 위한 자격시험 제도 중 하나로 대학과목 선행이수제도(AP·Advanced Placement)의 줄임말이다. 현재 이를 주관하고 있는 곳은 또다른 대학입학자격 시험인 SAT도 주관하는 칼리지보드(College Board) 이다.
이같은 제퍼슨 카운티의 논쟁에 대해 칼리지보드에서는 이 평가기준이 일선 역사교사들의 요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며 이 문제가 정치쟁점화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