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미국의 편을 들고 나서면서, 다음 주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외무장관 회의에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린다.
EU의 한 고위 관계자는 30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최근 미국 구축함이 중국 인공섬 12해리(약 22㎞) 해역에 진입한 것과 관련해 "미국은 항행의 자유를 행사하는 것"이라며 “중국이 분쟁 지역에서 새로운 인공섬을 건설하려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EU는 침체된 유럽 내 경기에 중국이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면서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 주도의 아시아프라투자은행(AIIB)에 합류하는 등 중국과의 관계 구축에 힘써 왔다. 당장 11월 5일부터 6일까지 양일간 룩셈부르크에서 28개 유럽 국가와 21개 아시아 국가의 외무장관들이 만나는 ASEM 회의가 예정돼 있어, 이번 발언이 EU-중국 간 관계에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27일 미 해군은 남중국해 수비 환초(중국명 주비자오)의 중국 인공섬 12해리 이내에 구축함 라센함을 보내 항해하면서 미-중 전쟁의 불씨를 당겼다. 이에 대해 중국은 강력하게 항의하고 나선 상태다.
센카쿠 열도, 쿠릴 열도, 필리핀 군도 등 수만개의 섬이 존재하는 남중국해는 해상 접경국 간 영유권 분쟁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항로 중 하나로, 베트남과 필리핀, 대만,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이 이 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