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는 28일 사교육 유발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고 일선 고교에서 논술지도에 대한 부담이 크다며 논술전형을 2018학년도 입시부터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고려대 입학처 관계자는 “논술전형에 5~6만명이 몰리면서 이를 채점해야 하는 가운데 과연 주입식 교육을 개선하기 위한 논술의 취지가 제대로 살아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종단연구 결과 논술전형을 통해 입학한 학생들의 성과가 다른 전형보다 우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고려대의 논술 폐지 방침은 국책 연구기관인 교육개발원은 지난달 23일 전국대학교입학관련처장협의회에서 '대입제도의 안정적 발전방안'에 대한 중간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입 논술전형 공동출제 등을 제안하고 논술 비중 축소 정책의 전환을 시사한 것과는 대비된다.
고려대 2018학년도 입시 시행 전 교육부가 연구진의 제안을 받아들여 기존의 논술 축소 정책의 전환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다른 대학들이 고려대의 논술 폐지 정책을 수용하기 어려워지면서 따로 노는 식이 될 수도 있다.
상위권 학생들이 논술전형을 노려 다른 학교에 지원하면서 고려대 지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입시업체의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공청회에서 연구진은 답을 외워 문제를 풀이하는 암기식 평가에서 벗어나기 위한 취지에서 도입한 논술 평가를 창의인재 양성을 위해 고교 교육 정상화와 병행해 시행할 필요가 있으며 사고력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도입한 논술을 교육과정 내 출제를 장려하고 인재 선발을 위한 순기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설명을 했었다.
논술문제 대학간 공동출제와 문제의 유형화를 통한 고교 논술교육의 추진과 논술고사 부담 경감 등도 제안했다.
수능이 쉬워지고 변별력이 없어지는 가운데 오히려 대학이 선발 자율권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가운데 고려대는 주요 대입 고사인 논술전형을 폐지하고 추천전형을 늘리면서 학교에 선발권을 넘기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정부의 고교교육정상화 정책과는 일치하는 측면이 있다.
정시 전형을 2017학년도 26%에서 2018학년도 15% 내외로 축소하기로 해 10%p 가량이 줄어도는 것도 정부의 수시 확대, 학생부종합전형 강화를 통한 고교 교육 정상화 방침의 취지와 같다고 볼 수 있다.
고려대 관계자는 “정부의 논술전형 축소 정책을 따른다는 의미만은 아니고 자체적으로 바람직한 입시제도 개선 방안을 고민한 결과 이같은 개선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며 “정부가 논술 전형에 대한 축소 정책을 전환한다고 해도 자체적으로 검토 결과 바람직하지 않다면 다시 신설하지 않을 것이지만 고교에서 정상적인 논술 교육이 이뤄진다면 부활을 검토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