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전날(25일) 박근혜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환 작업을 추진하기 위해 비밀 TF를 운영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새정치민주연합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날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26일 안중근 의사 의거 106주년 맞아 ‘3의사’(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의사) 묘역과 안중근 의사 가묘, 백범 김구 선생 묘에 차례로 참배한 뒤 백범김구기념관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었다. 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강조하고 국정교과서=역사 왜곡이자 정통성 부정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어제저녁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전환 작업을 하기 위해 비밀 아지트가 활동하는 TF가 적발됐다"며 "정치적 목적 달성을 앞세워 조직체계를 무시한 '법 위의 조직'이었던 '관계기관대책회의'의 악몽이 떠오른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교문위를 중심으로 실체적 진실을 밝혀나가는데 신중하고 지혜롭게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특위위원장인 도종환 의원은 "확정 고시 발표 전인 행정 예고 기간은 국민 여론을 듣고 경청하는 기간인데 국민 뜻을 듣지 않고 청와대 의견을 듣기 위해 일일보고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어제 교육부는 지난 5일부터 TF가 가동됐다고 했는데 행정 예고 하기 전부터 팀이 가동되고 있었다면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국정화를 밀어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단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절차도 밟지 않고 투명하게 운영해야 할 정책을 이렇게 운영하는 것은 국정화 자체가 스스로 생각해도 떳떳하지 못하다고 생각해서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입법, 행정, 사법 권력을 통째로 쥐었던 조선 시대 왕이 모든 걸 다해도 단 한 가지 하지 못했던 일이 사초 보는 일과 사초 고치는 일"이라며 "박 대통령이 조선 시대 왕이었다면 역사는 또 대통령을 어떻게 기록할지 신중하게 생각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공개회의 이후 비공개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한 뒤 "'3+3 회담'을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 수 있겠나. 교과서 검증위원회를 제안했는데 대답이 없다"며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오늘 아침 라디오에서 당내 인사를 뺀 검증위를 하자고 얘기했다고 하는데 그런 것도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의견을 청취하는 행정 예고 기간 동안 여당으로서 최선을 다해보는 노력은 응해줘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아직 목격하지는 못했지만 청와대 교문수석이 출근하듯 거기(국립국제교육원)를 왔다는 말이 있다. 교문위를 오늘 여는 것을 요구한다"며 "교문수석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사실들, 청와대의 주도적 사실 등이 나오는 상황을 봐 오늘 오후나 내일쯤 운영위 개의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