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전례없는 슈퍼 엘니뇨가 공화당 지지자들의 마음까지 바꾼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공화당 지지자 절반 이상이 기후변화가 진행 중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지난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과학적 사실이 아닌 미신에 가깝다는 게 공화당의 공식 입장이다.
최근 텍사스 대학교의 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 59%는 기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전만해도 47%에 불과했었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다.
이러한 입장변화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지지자들은 지구온난화 방지 정책에 대해서는 복합적인 태도를 보였다. 공화당 지지자 26%만이 탄소배출세에 동의하는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또 절반 이상은 화학연료를 청정연료로 대체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세계적 여론은 공화당의 공식 입장과는 반대의 흐름을 탈 것으로 보인다. 오는 연말 열리는 파리 기후변화 총회에서 지구온난에 대한 논의가 큰 진전을 보일 것 같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화석연료 수출 의존국가인 캐나다와 호주의 지구온난화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호주의 말콤 턴불 신임 총리와 캐나다의 저스틴 트뤼 총리 내정자는 지구온난화 방지에 동의한다.
또 공화당 내부에서도 은밀히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작년 수십명의 공화당 관련자를 인터뷰한 결과, 당의 공식 입장과는 달리 의원 개개인은 기후 변화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아직까지 공화당의 공식 입장은 견고하다. 현재 오바마 대통령은 탄소배출 감소와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골자로 한 청정전력계획(Clean Power Plan) 을 추진 중이다. 이에 공화당은 오바마의 기후변화 대응이 '거대한 사기극'이며 미국 경제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