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한국 정부의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을 예치해 수천억원으로 추산되는 이자수익을 남긴 미국 커뮤니티 뱅크(CB)가 "민간 은행이 아니라 미 국방부 소유"라는 미국측의 공식 입장이 우리 쪽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매년 내는 방위분담금으로 이자수익을 챙기고, 사실상 면세혜택을 주장하는 셈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24일 "미 국방부가 지난달 초 'CB는 미 국방부 소유의 은행 프로그램'이라는 내용의 공식 통보를 서면으로 보내왔다"고 밝혔다.
CB는 해외 주둔 미군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운영은 민간 은행인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가 하고 있다. 한국이 매년 내는 방위분담금은 이 CB에 예치되는데 미군이 방위분담금을 다 쓰지 않고 적립해 이자가 발생했고, 이자수익에 과세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CB가 민간 은행이라면 이자 수익은 국세청의 과세 대상이지만 미 국방부 소유일 경우 한미 간 이중과세방지협약에 따라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지난 6월 CB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해달라는 서한을 미국 측에 전달했고 미 국방부는 약 1년 3개월 만에 답신을 보내온 것이다.
미 국방부는 답신에서 "이자 수익은 CB의 전체 투자 가능 잔고에서 발생한 것으로, 방위비 분담금 계좌에서 나온 이자 수익을 따로 산정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방부 관계자는 "방위비 분담금에서 나온 이자 수익을 정확하게 산정하기는 어렵더라도 향후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액수를 결정할 때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