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라이벌 사이에 불씨를 당긴 건 코카콜라다. 코카콜라는 최근 3000만 달러를 들여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 공장을 세웠다. 연간 콜라 5000만 리터를 생산할 수 있는 이 공장의 대표상품은 450㎖ 용량의 플라스틱 콜라다.
공장이 생기기 전에는 태국에서 수입하는 355㎖ 캔 콜라가 주력 상품이었다. 라오스 공장에서 생산하는 콜라는 수입 콜라보다 최고 40% 저렴하다. 최근 비엔티안에서 돼지고기 요리나 샐러드, 국수 등의 식사와 함께 코카콜라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소비자를 만족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라오스는 펩시콜라의 주력 시장이다. 지난 1971년부터 라오스에서 현지 국영기업과 함께 청량음료를 생산해오면서 시장점유율을 90%까지 높였다. 코카콜라와의 점유율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라오스가 2015년에 경제 성장을 6.7%까지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동남아시아의 다른 주요 5개국 평균(4.6%)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경제 성장 성적이 좋을수록 젋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탄산 음료 소비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라오스 외에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에서도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각국 정세에 따라 탄산 음료 판매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카콜라는 지난 8월부터 캄보디아 프놈펜에 두 번째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미얀마에서는 군사 정권이 민간 정부에 권력을 이양한 지난 2011년부터 탄산음료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기 시작했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코카콜라가 사업장을 상대로 인테리어 제품 무료 제공 등 마케팅을 확대하는 이유다.
펩시 콜라도 한국의 롯데그룹과 합작 회사를 설립해 2014년 봄부터 국내에서 콜라 생산을 시작했다. 베트남 북부 지역에서는 이미 입지를 다져놓은 상태다.
이들 4개국을 기반으로 코카콜라와 펩시 콜라의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어디에도 사업을 확장할 만한 곳은 이미 확장했다는 판단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라오스는 코카콜라가 207번째로 진출한 해외 시장으로 꼽힌다. 코카콜라와 펩시 콜라가 진출하지 않은 곳은 북한과 쿠바 등 두 곳뿐이다.
코카콜라가 메콩강 유역에 있는 신흥국 4곳을 '마지막 국경'으로 표현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