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각계 원로, 최종태의 60여년 화업을 정리한다

2015-10-2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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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최종태전

최종태, '서 있는 사람', 석고와 시멘트, 115.5x23.5x25.5cm, 1968.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아주경제 조가연 기자 =한국 조각계의 원로작가 최종태의 조형세계를 총망라하는 전시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현대미술사를 정립하고 미술사에서 중요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깊이 있게 조명하는 '한국현대미술작가시리즈'의 조각 부문 첫 주인공으로 최종태를 선택했다.
최종태는 1932년 대전에서 출생해 유년기에 일제강점기와 해방기를 보냈고 이후 4.19와 5.16 등을 겪었다. 이처럼 한반도의 사회적·정치적 혼란기에 성장한 그는 삶과 종교, 예술이라는 근본적 물음을 평생의 과제로 삼았다.

추상이 주류를 이루던 1960-70년대의 미술계에서 그는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허무는 조형작업을 펼쳐 보였다. 1980년대에 들어선 사회적 불안을 표현하는 작품도 있었으나 '고요한 엄숙함'이란 정신적 지향을 통해 이내 예술작업의 평정을 되찾았다. 이후 조각을 주축으로 먹그림, 수채화, 파스텔 등의 다양한 평면 작업을 전개하며 그만의 독특한 조형어휘를 발전시켜왔다.
 

최종태, '구원의 모상', 나무에 채색, 125x25x35cm, 2010.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최종태의 조각 세계는 이성의 논리보다 영성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구도(求道)의 여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교회 성상 조각을 활발히 전개하며 삶-종교-예술을 하나로 연결하고자 시도했다.

한국 전통에 영향을 받은 조형적 미감과 자신의 신앙적 깊이가 결합한 그의 성상 조각은 한국교회조각의 변화를 끌어냈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가 됐다고 평가된다.

이번 전시에선 최종태의 화업 60여 년을 총망라했다. 작가의 시기별 주요 작품과 비공개 초기 작품, 수채, 파스텔, 판화, 소묘 등의 평면작품을 포함해 총 200여 점의 작품이 공개됐다.

국립현대박물관 측은 "오랜 기간 대중에게 선보이지 않았던 초기 주요 조각 작품에서부터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평면 작품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조형실험을 총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내달 29일까지다. 02-2188-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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