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이른바 '용인 캣맘' 사건의 용의자가 초등학생으로 드러났다. 아파트 옥상에서 벌인 한 초등학생의 장난이 인명의 살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4시 40분께 용인 수지구의 한 18층짜리 아파트 옥상에서 벽돌을 던졌다는 초등학생의 진술을 확보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비인위적 요인과 자연적 요인 그리고 고의적 투척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했다. 하지만 수사과정에서 마땅한 단서가 나오지 않자 난항에 빠지기도 했다.
사건이 해결되는 데는 아파트 내부의 CC(폐쇄회로)TV 영상이 큰 역할을 했다. 경찰은 수사 초기 용의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아파트 104동 5∼6호 라인의 주민을 추려 조사해왔다.
하지만 9일간의 수사에도 마땅한 단서가 드러나지 않자 경찰은 다른 라인의 CCTV영상을 조사했다. 그 과정에서 경찰은 이 아파트에 사는 A(10)군이 사건 당일 오후 4시께 3∼4호 라인 엘리베이터를 타고 친구 2명과 함께 옥상으로 올라간 사실을 확인했다. 또 사건 직후인 오후 4시 42분께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 사실도 확인했다.
15일 저녁부터 A군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던 경찰은 A군으로부터 자백을 받아냈다. 또 16일 오전 경찰청으로부터 옥상에서 나온 족적이 A군의 것과 일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A군은 친구들과 학교에서 배운 물체 낙하실험을 하다가 이같은 사고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아파트 옥상에서는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종류의 벽돌도 발견됐다.
범행직전 이들은 3∼4호 라인 옥상에서도 돌멩이와 나뭇가지 등을 아래로 던져본 뒤 자리를 바꿔 5∼6호 라인 옥상에서 벽돌을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A군과 친구들은 벽돌을 던진 뒤 아래에서 사람이 맞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군이 벽돌을 투척했더라도 함께 있던 친구 2명 중 누군가가 벽돌 투척을 시켰을 가능성도 있어 이들 2명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현재 경찰은 A군과 함께 있던 2명 가운데 1명(11)은 특정해 조사했으나, 나머지 1명(9세 추정)은 A군 등도 이름만 아는 사이여서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범죄의 처벌에 관해, 용의자인 A군은 만 14세 미만의 미성년자여서 형사 입건 자체가 불가능하다. 다만 부모와 연대해 민사책임은 질 수 있다.
경찰은 아직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일행 1명을 찾는 한편,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