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온갖 노력을 다해 취업에 성공해도 전쟁터가 기다리더라. 그 전쟁터에서 살아남기도 쉽지 않았다"
2년의 취업준비 후 중견기업에 계약직으로 입사, 1년간 근무했지만 다시 취업준비생이 돼버린 A씨(31·남)의 한탄이다.
극심한 취업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층이 힘들게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여전히 심각한 고용불안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고용정보원과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에 따르면 2013년 기준 20대 이하의 고용보험가입자가 3년 미만 근속 후 보험을 상실한 경우 즉, 회사를 퇴직한 경우가 전체의 83.5%에 달했다.
근속연수 3년 미만 20대 이하 직장인 10명 중 8명 이상은 자의 또는 타의에 의해 3년 이내에 회사를 떠난다는 얘기다. 이는 사실상 은퇴시기인 60대 이상 직장인의 고용보험 상실률인 84.7%와 비교해봐도 큰 차이가 없다.
숫자로 풀어보면 20대 3년 미만 근속자는 총 186만6802명으로 이 중 83.5%인 155만8845명에 달하는 인원이 이 범주 안에 속한다.
특히 근속 1년 미만인 20대의 경우 피보험자격이 있는 106만8628명 중 110.4%인 117만9855명이 직장을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보험자 숫자보다 상실자의 숫자가 큰 것은 퇴직 후 타 기업에 재취업을 했다가 또다시 퇴직하게 된 20대가 많기 때문이다. 20대 중 1년 새 두 번 이상 퇴직하는 인원이 10만여명에 달한다는 의미다.
이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청년들에게 돌아가야 할 양질의 일자리는 계속 줄고 있다. 청년층 일자리 가운데 시간제 비중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전인 2007년 7.6%로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15.1%로 두 배 가량 뛰었다.
아울러 2013년 기준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5.6년에 불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OECD 국가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10.5년으로 우리나라의 2배에 가깝다.
취업하기도 어렵고 양질의 일자리도 적지만 취업 후 자리를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는 말이다.
홍 의원은 "안 그래도 20대 청년들의 노동시장이 불안한데 임금근로자의 고용불안을 더욱 부추기는 정부의 노동개혁은 '노동개악'으로 불러도 전혀 무리가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