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아메리카노나 다크 초콜릿 등 쓴맛이 나는 음식을 즐기는 사람일수록 다소 어두운 성향의 성격을 갖고 있을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이 보도했다.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대 연구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쓴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중심적이며 가학적 성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 경향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연구 조사는 평균 연령이 35세인 1000여 명을 대상으로 두 번에 걸쳐 진행됐다. 첫 번째 조사에서는 남녀 500명에게 짠맛·달콤한 맛·신맛·쓴맛에 따라 다양한 음식을 표기하고 6가지 척도로 나눠 선호도를 표시하게 했다. 그 다음 성격 관련 설문지를 4개 종류로 나눠 각각 답하도록 했다.
성격 관련 설문지의 세부 항목 중에는 ‘상대방이 도발할 때 공격할 수 있다' 등 공격성 수준과 사이코패스 성향, 자아도취 성향 등을 알아볼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5가지 성격 특성 요소(신경성·외향성·친화성·성실성·개방성)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일상적 가학성은 어느 정도인지도 각각 담았다.
답변 내용을 추린 결과 쓴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일수록 사이코패스·자아도취 성향이 강하며, 일상적 가학성도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차 조사 대상자 500명 외에 추가로 참여한 450여 명이 답변한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다소 어두운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쓴맛을 선호하는 이유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위험한 상황을 접할 때 느끼는 ‘스릴감’과 관련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쓴맛은 고통을 느끼게 하는 일종의 가학적 요소지만, 고통을 즐기려는 욕구가 앞서 반복적으로 쓴맛을 접한다는 설명이다.
연구를 주도한 크리스티나 사기오글로 연구자는 “사람들이 공포심을 유발하는 롤러코스터를 즐겁게 타는 상황과 동일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쓴맛을 즐기는 습관은 '일상적 가학성'의 표출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양학 분야 전문 국제학술지 에피타이트(Appetite) 저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