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알리안츠 그룹이 발표한 '알리알츠 글로벌 웰스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가계의 순 금융자산 규모가 136조 유로(154조6000억달러)를 기록했다. 가계 순 금융자산 규모가 100조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전 세계 모든 상장기업 가치의 총합과 각국의 부채를 합한 수치보다도 높다.
이같은 증가는 가계 저축이 성장을 이끌었고 아시아와 미국 주식시장에 분 훈풍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자산의 지역 별 성장 현황은 전년과 마찬가지로 천차만별이었다. 아시아 지역의 순 금융자산은 2014년 18.2% 증가해 여전히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014년에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유로존의 금융자산 성장률이 북미지역을 앞선 것은 유럽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일이다. 북미지역의 5.3%보다 높은6.2%를 기록할 수 있었던 데는 부채를 줄이기 위한 절실한 노력이 큰 몫을 했다. 많은 국가들이 2014년 가계부채 삭감을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아시아의 지속적인 고성장으로 전 세계 무게중심이 이동하며 자산맵에 흔적을 남겼다. 전 세계 총 금융자산과 순 금융자산에서 아시아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16%에 달해 2013년보다 1.4%포인트, 2000년 기준으로는 3배 이상 상승했다.
그리고 지난해 또다시 중요한 신기록을 기록했다. 2014년말 기준으로 중국의 총 금융자산 규모가 처음으로 일본을 넘어선 것이다.
마이클 하이제 알리안츠 경제연구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최근 아시아 지역, 특히 중국의 금융자산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라며 "오늘날 중국의 모습은 5년 혹은 10년 전과는 상당히 다르며 훨씬 부유한 국가로 성장했기 때문에, 중국이 다른 국가를 따라잡는 일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의 무게중심 강화를 다른 관점에서도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중산층 인구의 수가 10억명을 초과했다. 2000년 이후로는 6억명에 이르는 인구가 저소득층에서 중산층으로 이동해 3배나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의 원동력은 중국이라는 단일 국가로부터 나왔다. 오늘날 전 세계 중산층의 약 3분의 2가 아시아에, 이들의 85%가 중국에 있다. 이는 지난 15년간 아시아 중산층 인구가 10배 이상 증가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이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현상은 국가간 비교의 측면에서 볼 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전 세계적인 자산 번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자산 성장의 속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의 총 금융자산은 지난해 7.9% 증가해 전년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생명 및 연금보험 자산의 성장률이 12%로 가장 높은 반면 부채성장률 역시 6.2%까지 치솟으며 가계부채비중이 GDP의 87.2%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