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가 차기 FIFA 회장 선거의 향방을 가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은 FIFA 윤리위가 뇌물 공여 혐의로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에게 90일 직무정지 처분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난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윤리위는 차기 FIFA 회장 유력 후보자인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에 대한 제재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IFA 윤리위가 두 명의 축구계 거물에게 자격정지 처분을 내리면 차기 FIFA회장 선거 국면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징계 확정 시 블래터 회장은 내년 2월 FIFA 회장 선거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플라티니 회장도 제재를 받게 되면 차기 FIFA회장 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다. 후보 등록 기한은 오는 26일까지로 돼 있다.
이는 최근 FIFA회장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축구협회 명예회장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몽준 회장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어 블래터 회장을 횡령 혐의로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정 회장은 "블래터 회장이 집행위원회 승인 없이 보수를 받는 것은 횡령"이라며 "2002년 FIFA 집행위 회의에서 블래터 회장에게 보수와 경비를 공개하라고 요구했으나 블래터 회장이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회장도 FIFA 윤리위로부터 자유로운 상황은 아니다. 현재 FIFA 윤리위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유치전 과정에서 한국 조직위를 불법 지원했다는 이유로 정 회장을 조사 중이다. 윤리위는 19년 자격 정지 징계를 내릴지 고려하고 있다. 이대로 확정되면 정 회장도 플라티니 회장과 마찬가지로 FIFA 회장 선거에 후보 등록을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