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인터넷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합병 소식이 흘러나왔다.
중국 소셜커머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메이퇀(美團)'과 '다중뎬핑(大衆点評)'이 조만간 합병해 시장 점유율 80%가 넘는 거대한 공룡기업으로 탄생한다는 내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합병후 탄생할 기업 가치를 150억 달러(약 17조원)로 추산했다.
메이퇀과 다중뎬핑은 중국 대표 인터넷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각각 투자한 기업이다. 라이벌 관계인 두 회사가 ‘적과의 동침’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또 다른 적수 바이두를 겨냥한 것이다.
현재 메이퇀과 다중뎬핑 양사 모두 합병설에 입을 열지 않고 있지만 메이퇀과 다중뎬핑간 합병은 이르면 8일 발표될 예정이라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각 지분을 절반씩 나눠 갖는 방식으로 합병한다. 합병 후 탄생할 회사 이사회 자리도 양사가 절반씩 차지하며, 공동 CEO 체제로 독자 운영된다. 양사의 기존 사업 구조도 모두 그대로 유지된다.
중국 신경보(新京報)는 양사가 합병후에도 텐센트의 모바일메신저 위챗과 PC 메신저 QQ처럼 내부적으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함이라고 풀이했다.
메이퇀과 다중뎬핑은 현재 14조원 규모의 중국 소셜커머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 2010년 3월 설립된 메이퇀은 다중뎬핑보다 7년 늦게 설립됐지만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잠식했다. 2013년엔 다중뎬핑을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올 상반기 기준 중국 소셜커머스 시장 점유율 51.9%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메이퇀에 투자한 알리바바가 지분 10~15%를 가지고 있다.
다중뎬핑은 지난 2004년 설립된 중국 최초 소셜커머스 업체다. 그러나 후발주자 메이퇀에 밀려 현재 시장점유율 29.5%로 2위로 내려앉았다. 지난 해 2월 톈센트가 24억4200만 위안을 투자해 지분 20%를 매입했다.
라이벌인 양사가 손을 잡은 것은 커져가는 중국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다. 중국 소셜커머스 시장은 올 상반기 기준 770억 위안(약 14조원)에 달했다. 이용자 수도 1억8000만명에 육박했다.
이번에 양사가 손을 잡은 가장 큰 이유는 또 다른 맞수 바이두를 겨냥한 것으로도 풀이됐다. 바이두가 지난 해 인수한 소셜커머스업체 '눠미(糯米)'는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13.6%로 3위로 올라섰다. 바이두 리옌훙 회장은 향후 3년간 눠미에 32억 달러를 쏟아붓겠다고 선언하는 등 O2O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 중이다.
사실 알리바바 텐센트가 '적과의 동침'을 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월 양사가 각각 투자한 택시앱 '콰이디다처'와 '디디다처'가 합병하면서 인터넷 업계를 깜짝 놀래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