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드라마 전쟁 ‘육룡이 나르샤’·‘화려한 유혹’·‘발칙하게 고고’ 첫 성적표는?

2015-10-08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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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화려한 유혹'·'육룡이 나르샤'·'발칙하게 고고' 스틸컷]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지난 5일 동시에 출발선에서 발을 뗀 지상파 3사 월화드라마의 첫 성적표가 공개됐다. SBS ‘육룡이 나르샤’가 압도적인 속도로 치고 나갔고, MBC ‘화려한 유혹’은 차분하게 내실을 쌓는 중이다. KBS2 ‘발칙하게 고고’는 최소한의 체면치레도 하지 못한 채 고전 중이다.

그야말로 ‘육룡이 나르샤’ 천하다. ‘선덕여왕’ ‘뿌리 깊은 나무’ 등 대한민국 사극 드라마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김영현-박상연 작가 콤비에 영화 ‘베테랑’으로 천만 관객 클럽에 가입한 후 ‘사도’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배우 유아인과 사극의 본좌라 불리는 김명민의 투입으로 기대감을 한껏 올렸다.

일각에서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며 우려를 표했지만 첫방송 시청률 12.3%(시청률 조사회사 AGB 닐슨 미디어리서치 기준/이하 동일)로 보란 듯이 1위를 차지했다. 시청률 2위인 ‘화려한 유혹’이 8.5%니 압승이라 할만하다.

제작비에 300억원에 달하니 때깔부터 다르다. 미식을 위해 새끼 돼지에게 사람 젖을 먹이는 기이한 장면부터,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을 부럽지 않은 떼창까지 등장한다. 국내 드라마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귀한 장면이다. 흥행을 이끌어갈 아역들도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성인연기자 등장에 대한 기대를 키운다.

‘화려한 유혹’ 역시 현대극으로서는 드물게 50부작, 거대한 몸집을 자랑한다. 7살짜리 딸아이를 둔 워킹맘(최강희 분)이 가난한 현실을 뒤로하고 범접할 수 없는 상위 1%의 세계에 들어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8.5%로 시작해 1회만에 1.2%P 상승해 9.7%까지 치고 올라왔다. 월화극이 유독 치열한 지금이 아니었다면 충분히 동시간대 1위를 노려볼 성적이다. 진부한 설정이지만 팬층이 탄탄한 스토리로 ‘육룡이 나르샤’와 길을 달리했다.

로맨스물에 특화된 최강희가 치정 멜로에서는 펼쳐내는 연기 변신이 관전 포인트다. 최강희가 연기하는 캐릭터의 어린 시절은 아역 배우이면서도 성인 연기자 못지않은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김새론이 맡아 작품 초반을 든든히 책임지고 있다.

‘발칙하게 고고’는 치열한 선두 경쟁에 한참이나 뒤떨어졌다. 첫방송 시청률 2.2%라는 보고도 믿지 못할 시청률을 기록했다. KBS 2TV ‘바보 같은 사랑’(2000) 1.8%, ‘사육신’(2007) 1.9%, SBS ‘내 마음 반짝반짝’(2015) 2%에 이은 최저 기록이다.

높은 대입 진학률을 자랑하는 명문 기숙 고등학교에서 열여덟 청춘 소년소녀들이 치어리딩 동아리를 통해 그려나가는 낭만과 팀워크, 우정의 소중함과 감성은 픽션이 더해져 새로워진 조선 건국 이야기 ‘육룡이 나르샤’와 눈을 사로잡는 상류사회 이야기 ‘화려한 유혹’에 치여 갈 곳을 잃었다.

한간에서는 48.9%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한 ‘허준’에 치여 빛도 보지 못한 ‘바보 같은 사랑’ 꼴이 나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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