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지난 1일(현지시간) 과테말라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인해 최소 86명이 숨지고 300여 명이 실종된 가운데 생존자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산사태는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 15㎞ 떨어진 산타 카타리나 피눌라 시의 엘 캄브라이 마을에서 발생했다. 120여 가구가 최대 20m 깊이의 토사에 묻히면서 실종자 300여 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집중호우의 영향을 받아 한밤중에 마을 뒷산이 순식간에 무너져 피해를 키웠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와 영아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지역에 다시 한 번 큰 비가 예고됨에 따라 수색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어 최근 수년간 중남미 지역에서 발생한 자연재해 중 최악이 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정부 당국은 일단 인근 마을의 주민 400여 명을 안전지대로 대피시킨 상태다.
미국과 쿠바 등 일부 국가는 과테말라 정부에 구조대와 구호 물품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빈민 거주지인 이곳은 2009년 정부가 산사태 위험 지역으로 지정, 주민들의 이주를 권고했으나 지역민들은 마땅히 이주할 곳이 없다며 터전을 고집하면서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대부분 원주민으로 추정된다.
과테말라의 산악 지대에 집단으로 거주하는 원주민들은 이러한 자연재해에 항상 노출돼 있지만 이주 등 적절한 대책이 신속히 마련되지 않고 있다.
한편, 과테말라에서는 지난 2005년에도 과테말라시티 서쪽으로 140㎞ 떨어진 파나바흐 마을에서 1000가구가 거주하는 곳에 산사태가 발생해 2000명 안팎이 원주민이 사망했었다.
당시 정부는 사고 발생 5일이 지나도록 시신 70여 구 발굴에 그치는 등 수색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었다. 위생 문제 등을 이유로 사고 현장 일대를 공동묘지화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고 대응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