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회담' 무산…총선 룰 놓고 여야 핑퐁게임 지속

2015-10-0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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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사진제공=새누리당]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여야가 20대 총선에 적용할 공천룰과 선거구 획정 문제를 놓고 '핑퐁게임식 기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1일 여야 대표·원내대표 간(2+2) 회담을 열어 선거구 획정 문제를 논의하자고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에 제안했지만, 야당은 '당청 갈등 시선 돌리기'라며 일축했다. '9·28 합의' 이후 당청 갈등과 계파 분란이 불거지는 등 후폭풍 속에 여야가 정치적 셈법에만 얽매여 해법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2일 선거구 획정위원회에서 지역구 의석수를 발표한다고 했는데, 그 기준안을 발표할 때까지 정치권에서 아무런 기준도 내지 못하는 것은 책임 방기"라며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오늘 중으로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서 2+2 회담을 공식적으로 제안한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는 2일 헌법재판소의 선거구 간 편차를 2대 1로 조정하라는 결정을 적용, 내년 총선 지역구 의석수를 244~249석 사이에서 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인구가 많은 도시 선거구는 증가, 인구가 적은 농어촌 선거구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이 이날 야당에 2+2 회담을 제안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농어촌 선거구 축소를 막기 위한 선거구 획정 기준안을 논의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야당은 여권 내 '안심번호 공천' 논쟁이 격렬한 상황에서 '국면전환용 카드'로 해석, 이를 거부했다. 

당청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여당 내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 간 내홍이 번지는 상황에서 국면전환을 꾀하는 새누리당의 '꼼수'에 이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표명한 셈이다. 여당의 회담 제안을 받을 경우 향후 '총선 룰'과 관련한 협상에서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 대표 간 회담에서 선거구 획정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지만, 회동 결과를 백지로 돌리는 듯한 제왕적 대통령의 뜻이 다시 반복돼선 안 된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풀리지 않은 선거구 획정 문제를 여야가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만들 수 없게 하는 상태까지 이르게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상황을 보고 선거구 획정에 관해 미흡한 점이 있다면 다른 틀의 장을 마련하는 게 좋겠다"고 덧붙였다.

유은혜 새정치연합 대변인도 "양당 대표가 합의한 사안을 무산시키려는 것도 정치 신의를 걷어차는 건데 느닷없이 만나자고 하는 의도가 불순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회담을 제안할 게 아니라 양당 대표가 합의를 지키려는 의지를 보이는 게 순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회동이 무산되면서 '총선 룰'을 둘러싼 여야 간 대치는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이날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여당은 2일 선거구 획정위 발표를 앞두고 야당과 협의하려는 실질적 동기에서 2+2 회담을 제안했을 것"이라며 "(야당이 거절한 것은) 당청 갈등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야당과 협상에 나서 (당청 갈등) 문제를 해결하려는 여당에 '들러리' 서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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