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미국 대선 벌써 후끈…반전의 반전 거듭 중

2015-09-2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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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버니 샌더스 등 아웃사이더 돌풍 이어져

[그래픽=임이슬 기자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2016년 미국 대선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의 키워드는 '아웃사이더의 돌풍'으로 요약될 수 있다. 기존 유명 정치인들이 아닌 새로운 인물들이 대중의 지지를 받으면서 판을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 '무색한 대세론' 힐러리 클린턴 VS '민주사회주의자 스타 탄생' 버니 샌더스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바이오 주가 일제히 폭락했다. 원인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트윗이었다. 제약사들의 폭리를 다룬 기사를 접한 뒤 클린턴 전장관은 트위터에 "제약사가 폭리를 취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이 이러한 시장의 반응은 클린턴의 대세론이 '아직은' 유효하다는 증거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올 초에 비하면 '대세'는 많이 꺽인 모습이다. 클린턴 전장관은 출마 선언 당시 무려 70%에 달하는 지지율을 얻었다. 그러나 국무장관으로 일하던 당시 공식 이메일 계정이 아닌 개인 이메일을 업무에 사용한 '이메일 게이트'에 발목이 잡혔다. 지지율이 하락했다.

결국 지난 6일 뉴햄프셔주의 여론조사에서 1위 자리를 다른 후보에게 넘겨야했다. 그리고 그 1위를 차지한 사람은 바로 민주당 경선 돌풍의 주인공 버니 샌더스다. 

"버니를 느껴라(Feel the Bern)" 올해 74세가 된 버니 샌더스의 캠페인 구호다. 지난 4월 출마 선언 당시 샌더스의 지지율은 3%에 불과했다. 그러던 그가 불과 5개월만에 힐러리 클린턴의 대세를 위협하는 거물로 부상했다. 

버니 샌더스의 공약은 기존 미국 정치권에서는 보기 드물게 파격적이다. 그는 "주 40시간을 일하는 사람이 빈곤에 처해서는 안 된다"라며 "연방 최저임금 7.25달러(8570원)를 15달러(1만7720원)까지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월스트리트의 대형은행을 해체하고 조세를 개혁해 상위 1%에 편중된 부를 중산층과 빈곤층에 재분배할 뿐만 아니라 대학 무상교육 등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CNN은 14일 "샌더스 의원이 불평등 해소를 주장하며 민심을 파고드는 중이다. 세제를 개편해 극소수 재벌에 편중된 부를 중산층과 빈곤층에게 재분배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에 대중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음달 13일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첫 TV토론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 토론회가 민주당 경선에 어떤 전기를 마련할 지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NBC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20∼24일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 27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클린턴 전 장관은 42%의 지지를 얻어 35%를 얻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 7% 포인트 앞서는데 그쳤다.

◆ '공화당은 원하지만 유권자는 외면' 젭 부시 VS '돌풍을 일으키는 막말의 황제' 도널드 트럼프

민주당의 대세가 힐러리 클린턴이었다면, 공화당의 대세는 젭 부시였다. 플로리다 주지사를 2번이나 지냈고, 유명한 정치인 가문 출신인 젭 부시는 일찌감치 공화당의 대선 주자로 꼽혀왔었다. 뉴욕타임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 내의 의원들과 주지사들을 선호하는 후보 1위이자 선거자금 규모에서도 1위다. 현재 모인 총 선거자금은 1억2천만 달러로 힐러리 클린턴의 거의 두배에 달한다.  

문제는 지지율이다. 각광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는 물론 벤 카슨, 칼리 피오리나 등 새로운 인물들에 밀려 각종 여론 조사에서 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두 번이나 치러진 텔레비전 토론회에서도 별다른 두각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다고 있다.  대신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아기를 이용해 미국에 정착하려 한다면서 내뱉은 '앵커 베이비' 발언에 역풍만 맞았다. 

반면 정치권에 첫발을 내디딘 부동산 거부 도널드 트럼프는 2016년 대선의 핫스타로 떠올랐다. 멕시코 이민자들을 “강간범”이라고 부르는 트럼프의 등장은 초반에는 해프닝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부동의 1위를 고수하는 지지율에 트럼프를 보는 시각은 점차로 변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민자는 물론 여성에 대한 거침없는 비하발언을 일삼았다. 그러나 논란을 일으키는 말들은 지지율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자 '트럼프 따라하기' 현상이 생겼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지난달 말 "(외국인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비자 기한이 만료될 때까지 추적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하는 등  황당하고 극단적인 발언이 공화당 후보자들 사이에서 쏟아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달 30일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로 인해 망가진 경선 국면을 제 궤도에 올려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1일 워커 주지사는 대선주자 후보 사퇴를 선언하면서 다른 후보들에게 단합을 통해 트럼프를 이길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승승장구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일 공화당 경선에서 탈락할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는 등 승리에 대한 확신을 보였다. 

이러한 자심감을 배경으로 경제·외교 분야에 대한 자신의 공약과 의견도 거침없이 피력하고 있다. 트럼프는 28일 기자회견에서 저소득층 수백만 명의 소득세를 면제하고 중산층의 세금부담을 줄이는 한편, 최상위층의 세금공제혜택을 대폭 없애는 내용의 세금공약을 발표했다.  

또한 세제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트럼프는 "우리가 지금 한국을 보호하고, 독일을 보호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지구상의 일부 부자 나라들을 보호하고, 모두를 보호하고 있지만 상환받는 것은 없다"고 주장하면서 "무역협정, 군사협정, 그리고 다른 협정들도 재협상을 할 것이고 이것이 국가운영 비용을 상당 부분 줄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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