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폭스바겐 그룹의 디젤차량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자국내 모든 디젤차량에 대한 배출가스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크리스 그런들러 미국 환경보호청(EPA) 교통국장은 25일(현지시간) "배출검사 때 조작장치를 통한 눈속임 등을 방지하기 위해 추가적인 평가와 검사를 시행하기로 하고, 이를 자동차 제조업체들에 공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PA는 캐나다 환경부 등과 공조해 자동차 검사시에 실험실에서만이 아니라 실제 도로 환경에서의 주행시 배출가스량도 검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폭스바겐처럼 미리 장착한 소프트웨어로 실험실 내 배출가스 검사를 통과한 후 실제 주행에서는 기준치를 크게 초과하는 가스를 배출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지나 매카시 EPA청장은 "모든 디젤차량을 적극적으로 검사해 숨겨진 소프트웨어 등의 조작장치가 없는지 확인할 것"이라며 "폭스바겐과 같은 일이 다시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 내에서 디젤 승용차의 비중이 전체 차량의 0.2%에 불과한 만큼 보다 비중이 큰 상업용 디젤 트럭차량를 집중적으로 검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유럽연합(EU)도 내년 1월 1일부터 자동차 배출가스 검사를 실험실 측정이 아닌 실제 도로 주행 측정 방식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U 집행위는 당초 2017년 9월부터 디젤차에 대한 도로 주행 배출가스 검사를 시행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폭스바겐 사태로 시행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영국 또한 지난 23일 자국 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신형 디젤차량에 대해 실험실과 실제 도로 주행시 배출가스량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 현지 언론은 이번 폭스바겐 사태와 관련해 20만대를 넘는 폭스바겐과 아우디 디젤 차량이 리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