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중국 실물경제에 ‘4단감속 브레이크가 걸렸다’(China Deceleration)는 진단이 나왔다. 수입, 소비, 투자, 금융부문 브레이크로 중국판 뉴노멀(New Normal)인 신창타이(新常態) 시대로 접어들어 우리기업도 새로운 인식전환이 시급하다는 주문이다.
신창타이란 ‘중국경제가 중요한 변곡점을 지나고 있으며, 신창타이에 적응해야 한다’는 시진핑 주석의 말에서 유래됐다. 특징은 중속성장, 구조개선 등으로 요약된다.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5년간 9.4%이던 중국의 잠재성장률이 향후 10년간 약 7.3%로 둔화될 전망이다.
상의는 대응전략으로 △차이나인사이드에 대비한 최종재 수출 강화 △대륙의 지갑을 열 맞춤형 제품 △아시아 인프라시장 공략 △거래처 금융리스크 관리 강화 등 4대 전략을 소개했다.
대한상의는 ‘수입증가 스피드의 감소’를 첫번째 브레이크로 지적했다. 국내기업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차이나 인사이드(China Inside). 말 그대로 소재·부품산업을 육성해 중간재 수입을 중국산으로 대체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중간재가 대중국수출의 73%를 차지하는 우리에게는 큰 위협이다.
2000년 64.4%이던 중국의 중간재 수입비중은 2010년 52.1%, 2014년 49.8%로 떨어졌다. 15년간 14.6%포인트의 수입대체가 진행됐다. 국내 섬유업계에서는 "초창기 한국에서 수입하던 원단·단추 등을 최근엔 현지에서 조달한다. 중국산 기술력이 고도화해 소재·부품의 질적 향상이 두드러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중 기술격차는 2012년 1.9년에서 2014년 1.4년으로 좁혀졌다. 우리 수출의 비결이던 한중 가공무역 공식이 깨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보고서는 "중간재 위주 수출구조를 소비재·자본재 등 최종재 중심으로 전환하고 신흥시장을 발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상의는 ‘소비증가율 감소’를 꼽았다. 중국당국은 최저임금 인상, 도시화 급진전 등으로 중산층을 키워내 소비중심 성장을 꾀하고 있지만, 주요 소비재 성장률이 절반이상으로 떨어지는 등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통계만 봐도, 지난 4년새 자동차 판매증가율은 32.4%에서 6.8%로 25.6%p 감소했고 가전은 15.0%p(18.0%→3.0%), 의류는 13.2%p(24.8%→11.6%) 감소한 상황이다.
이런 소비부진에도 대륙의 지갑을 열게 한 코리아 기업의 비결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전기밥솥업체들의 성공스토리가 대표적이다. 2005년 422만달러이던 전기밥솥 대중국 수출은 10년새 4배(1717만달러) 증가했다. 송의영 서강대 교수(대한상의 자문위원)는 "중국경제 소프트랜딩은 투자에서 소비로의 전환에 달렸다. 우리 기업도 소비재·서비스 혁신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번째 브레이크는 ‘투자증가율 감소’가 꼽혔는데 이는 중국의 높은 인금상승률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일례로 국내기업만 하더라도 2000년대 중반까지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하기 위해 많은 수가 중국에 진출했지만, 지난 5년간 평균임금이 35.1%가량 상승하면서 ‘중국투자 엑소더스’까지 벌어지고 있다. 보고서는 “삼성, LG 등 주요기업들이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 ‘포스트 차이나’를 찾아 공장을 옮기고 있다는 상황”이라며 “8조 달러에 달하는 아시아 인프라 시장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 브레이크는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중국금융’이다. 특히 “우리기업은 중국진출시 영업망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주로 중국 대리상을 통해 진출하는데, 결제방식의 60%정도가 외상거래”라며 “경기둔화로 중국 금융기관들이 기업금융을 더욱 조이기 시작하자 매출채권 회수에 차질을 빚으면서 중국 대리상은 물론 우리기업까지 흔들리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에 대해 상의는 “거래처의 금융리스크 관리를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압도적 품질의 제품을 내놓아야 중국의 상거래 관습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본부장은 “중국은 인구보너스의 소멸, 제조업과 부동산 공급과잉 등 경제성장을 제약하는 요인들이 많지만,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 신형도시화 등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한 기대도 크다”며 “중국이 만들어가는 국제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하기 위해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