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취업전쟁을 뚫고 입사한 회사에서 내 이름과 직함이 적힌 첫 명함을 받았을 때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명함은 단순히 손바닥만 한 종잇조각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거기엔 자신을 표현하는 정체성이 담겨있으며 다른 사람에게 내 정보를 제공하는 훌륭한 도구다.
그러나 이런 명함을 모두가 갖고 있지는 않다. 회사에 소속 되어야만 만들어질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편견’을 깨고 명함을 만드는 진입장벽이 확 낮춰졌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주부까지 모두가 명함을 만들어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유일 모바일 명함을 만드는 스타트업인 ‘네이미(Namee)’가 그 혁신의 주인공이다.
안동수 네이미 대표는 “명함의 개념을 확장해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한 아이디(ID)로 봤다”며 “네이미를 이용하면 직장을 다니지 않아도 따로 소속과 직위가 없어도 스마트폰에 네이미 어플리케이션(앱)만 이용하면 명함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2010년 창업한 네이미는 3년 동안 스마트명함이라는 기업용 서비스를 진행하며 사용자의 요구, 의견을 반영해 준비기간을 거쳐 올해 5월 서비스를 출범했다.
기존 명함 앱은 종이명함을 모바일로 관리하는 수준에 그친데 반해 네이미는 모바일로 명함을 만들고 교환하고 관리하는 앱이다. 이름, 전화번호 등 기본 정보 외에 사진, 동영상, SNS를 모바일 명함에 연동해 입체적으로 나를 홍보할 수 있게 만들었다.
안 대표는 “네이미를 통해 전 세계로 향한 인적 네트워킹이 가능해지는 게 꿈이다”라며 “네이미는 많은 사람들에게 나를 못 잊게 만들 수 있는 매력적인 장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네이미의 1차 타깃은 500개 고객사의 종이명함을 필요로하는 직장인들이다. 스마트 명함시스템으로 종이 명함을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모바 일명함이 자동으로 생성돼 각 명함들을 정보적으로 연결한다.
사용자들의 명함 정보를 실시간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다양한 플랫폼과 서비스로 확장이 가능하다. 향후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모든 사용자에게 활용 가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네이미를 설립한 안 대표는 창업 베테랑이다. 4~5년 대기업 직장생활을 뒤로하고 서른 다섯에 창업에 뛰어들었다. 더 나이 들면 힘들겠다는 판단에서 IMF 때이지만 창업을 택했다. 안 대표는 모두가 움츠리고 투자를 하지 않을 당시 ‘역발상’으로 그때가 기회라고 생각한 것이다.
네이미는 씨오텍, 나무아이앤씨에 이어 3번째 창업이다. 씨오텍의 성공적인 상장 등으로 인정받은 창업자가 되기는 했지만 열정을 갖고 뛰어든 벤처는 생각 보다 녹록치 않았다. 결국 해외 시장 공략이라는 꿈을 위해 기존 소프트웨어만 다뤘던 사업을 접고 서비스로 선회했다.
안 대표는 “국내에서 머물지 않고 세계시장에서 성공하는 기업을 만들고 싶었다”며 “글로벌 진출이라는 꿈에 지금의 네이미까지 도전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네이미는 그동안 B2B 서비스를 선보였다면 올해는 B2C 영역으로 진출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모바일 명함 기반 플랫폼으로 글로벌 진출을 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안 대표는 “창업은 실패할 수도 있지만 시장에서 무엇보다 자생력을 키워나가는 게 중요하다”면서 “올해는 본격적으로 B2C로 영역을 확장하고 일본,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해 네이미로 전세계 인적 네트워킹을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