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증시가 닷새만에 발그레한 붉은 색으로 물들었다. 세금 감면 등 증시 자구책 출시, 국유기업 개혁 임박, 증시 조정 마무리설 등이 나온 것이 상승세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분석된다.
8일 상하이종합지수는 'V'자형 그래프를 그렸다. 장중반 미끄러지듯 주저앉은 상하이 증시는 오후장 들어 상승세를 타더니 막판에 기울기가 커지면서 전거래일 대비 90.03포인트(2.92%) 상승한 3170.45로 장을 마감했다.
중국판 나스닥인 창업판은 급등하며 다시 2000선에 발을 딛었다. 창업판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7.64포인트(5.68%) 껑충 뛴 2001.16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하지만 거래량은 저조했다. 상하이·선전 두 거래소의 총 거래량이 5000억 위안을 웃도는 수준에 그쳤다. 1조 위안을 크게 웃돌고 2조 위안을 돌파하기도 했던 몇 달 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장중 주가가 급락한 것은 해관총서가 이날 발표한 8월 수출입지표가 중국 경기하강 압력을 재확인해준 때문으로 분석됐다. 해관총서에 따르면 8월 중국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6.1% 감소한 1조2000억 위안에 그쳤다. 시장전망은 다소 웃돈 수준으로 회복조짐이 감지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수입은 14.3% 급감하며 10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표부진은 이미 예상된 일인데다 국유기업 개혁안의 중앙 당국 승인, 주식 장기보유자에 대한 감세정책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오후장 들어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중국 재정부와 국가세무총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8일부터 상장사 주식을 1년 이상보유한 개인투자자의 주식배당소득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1개월에서 1년이내 주식보유자도 배당에 대한 소득세 50% 감면혜택을 받게 됐다.
향후 중국 경제정책의 '핵심'으로 분류되는 국유기업 개혁이 임박했다는 소식도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웠다. 중국 언론들은 8일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 '국유기업 개혁심화에 관한 지도의견'이 중앙 당국의 승인을 받았으며 곧 공개될 예정"이라는 보도를 쏟아냈다.
국유기업 개혁은 중국 경제의 시장화가 거국적인 발걸음을 내딛는 것으로 국유기업간 인수·합병, 민간자본 유치, 소유구조 개혁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총재가 "중국 증시 조정장은 마무리 단계"라며 더이상 급변동은 없을 것이라 밝힌데다 이날 골드만삭스도 "중국 증시 통제가 가능하다,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글로벌 시장 반응이 과도하다"고 지적한 것도 중국 금융시장이 곧 안정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었다.
중국 증시 거품을 키우고 폭락을 조장한 '원흉'으로 지목된 신용거래 잔고도 지난 2일 기준 6월 대비 절반 정도인 1조 위안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말과 비슷한 수준으로 주가급등으로 인한 '거품'은 이제 거의 다 빠졌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