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 3.3%로 하향"

2015-09-0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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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 올려도 한국서 대규모 자본유출 없을 것"

"중국 경제, 연착륙할 것…위안화 절하는 '환율전쟁' 아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 = 기획재정부]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 차 터키를 방문 중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애초 잡은 3.5%에서 3.3%로 낮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로 리스크가 커짐에 따라 내년도 예산안에 수정 전망치를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부총리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서는 기존의 3.1%를 유지했다.

그는 "대외적 하방 리스크가 커졌지만 경제활력 대책과 구조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경우 올해 3%대 성장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4대 부문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추진 중인 재정보강 등 확장적 거시정책의 효과를 분석해 보고 이후 추가적인 부양정책이 필요한지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면 한국의 수출이 줄고 신흥국 시장불안이 확대되는 등 직·간접적인 방향으로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에서 이전과 같은 고도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국 당국의 관리능력을 고려할 때 중국 경기의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경제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성장률이 급격히 꺾이는 경착륙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한국은 수출품목의 고부가가치화, 기술혁신, 서비스 수출 확대, 한·중 FTA를 통한 중국 내수시장 진출 활성화 등으로 (중국 경제상황 변화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근의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해선 "중국 당국의 자국 경제에 대한 상황인식에 입각해서 취해진 조치라고 본다"며 "이로 인해 아시아에서 '환율전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증가하는 등 우리에게 부담 요인이지만, 위안화 절하 이후 원화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중장기적으로 중국 수출이 활성화되면 중간재 수출이 많은 한국에 긍정적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한국, 일본도 결국에는 미국처럼 통화완화 정책을 종료하게 될 것"이라면서 "한국은 완화정책을 더 일찍 시행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최 부총리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이 금리를 올려도 한국에서 대규모 자금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은 현재 거시건전성 제도 3종 세트 등 자본유출입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비하고 있다"며 "1997년, 2008년과 같은 대규모 자금유출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 경상수지 흑자, 외환보유액 등을 감안하면 다른 신흥국과 비교해 대외적으로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자리매김했다는 것이다.

거시건전성 3종 세트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한 자본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도입한 외환건전성 부담금, 선물환포지션 한도,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제도를 말한다.

최 부총리는 "미국 금리인상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오래 지속되면 세계경제에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고 경기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인상 시점보다는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시장의 소통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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