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기회의 땅'으로 불려온 중국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글로벌 기업은 매년 늘고 있지만, 성공으로 이끌어내는 기업은 많지 않다. 중속성장(성장률 7% 안팎)으로 대변되는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시대 도래와 함께 당국의 적극적인 개혁개방 정책으로 급변하고 있는 중국시장에 대한 이해와 전략이 부족해서다.
주루이(朱睿) 장강상학원(CKGSB) 부총장은 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국에서의 전략적 마케팅'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은 문제를 제기하며 중국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네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중국 대표 가전업체 하이얼(海爾)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하이얼은 돼지고기 소비가 많은 중국 북부와 채소를 많이 먹는 남부지역의 음식 기호를 고려해 냉장고의 냉동칸과 냉장칸 비율에 차이를 뒀고, 이같은 차별화 전략은 긍정적 효과를 거뒀다.
두 번째 키워드는 중국 소비자가 지닌 '정체성 확립' 성향이다. 중국의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알리고 이를 제품에 투영하는 것을 매우 중시한다. 주 부총장은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런칭한 샹시아(上下)라는 브랜드를 실례로 들며, 중국 전통 및 문화의 특성을 살린 제품 판매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소개했다.
세 번째는 소비자의 '신뢰' 확보다. 주 부총장은 중국시장에서 성공을 좌우하는 관건은 중국 소비자의 심리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알리바바 자회사인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몰 타오바오(淘寶)는 '즈푸바오(支付寶·알리페이)'라는 3자 결제시스템 도입해 중국시장 성공의 최대 난관인 소비자 신뢰확보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주 부총장은 환경오염과 헬스케어 등 중국인들이 주목하는 '사회적 이슈'를 간파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전자제품업체인 쉬나이더 일렉트릭이 대표적 성공사례로, 쉬나이더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중국 외곽 지역에 태양전기를 이용한 설비를 도입해 중국 소비자의 니즈와 환경오염에 대한 관심을 모두 만족시켰다.
한편, 홍콩 리카싱(李嘉誠) 재단이 2002년 설립한 CKGSB는 중국의 명문 글로벌 경영대학원으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을 비롯해 중국 대표 국유 에너지업체 시노펙(중국석화·中國石化)의 푸청위(傅成玉) 회장, 중국 최대 유가공업체 업체 멍뉴(蒙牛)유업의 뉴건성(牛根生) 회장 등 유명인들을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