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홈플러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고용문제 가시화

2015-09-0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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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토종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사모펀드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향후 고용문제 등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는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영국 테스코그룹으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주식 양수도 계약은 이르면 오는 4일께 체결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양측은 현재 최종 가격 등 세부 조건에 대한 이견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4일 본입찰에서는 MBK와 글로벌 PEF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KKR 컨소시엄, 그리고 칼라일그룹이 경쟁을 벌였다.

MBK는 인수가로 가장 높은 7조원 이상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07년 신한금융지주의 옛 LG카드 인수가격인 6조6765억원을 웃도는 국내 M&A 역사상 최고가 기록이다.

KKR 컨소시엄은 인수 자금을 MBK와 비슷한 7조원 안팎으로 제시했으나 자금 조달에 대한 증빙을 제대로 하지 못해 탈락했고, 칼라일은 가격을 낮게 써내 고배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직원들은 고용 불안에 떨고 있다. 사모펀드는 기업을 사들여 구조조정을 한 뒤 차익을 남기고 되파는 형태의 비즈니스를 펼치기 때문이다.

이미 '홈플러스 인수→조직 및 인력 감축→분할매각'이라는 시나리오가 업계에 돌고 있을 정도다. 고용 승계에 관한 확약이 없는 상태에서 경영 효율화 등을 명분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홈플러스는 전국의 대형마트 140곳을 비롯해 슈퍼마켓 380곳 등에 2만5000여명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 협력업체 등 간접고용 인원도 15만여명이다.

한편, 사모펀드는 점포 자산유동화를 통해서도 현금을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세일 앤 리스백(점포 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이미 자산유동화가 이뤄진 곳은 서울 영등포점과 금천점 등 13곳이다.

분할매각설도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일단 828개의 점포를 갖고 있는 슈퍼마켓 체인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분할해 규모를 줄이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스코는 매각 과정을 일체 홈플러스와 공유하지 않아 직원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홈플러스가 최근 인수후보들에게 1조3000억원대의 대규모 사전 현금 배당 계획을 통보하는 등 '먹튀' 의혹까지 받게 되면서 분위기가 더 가라 앉고 있다. 홈플러스의 현금성 자산은 약 264억원에 불과해 대규모 현금 배당이 이뤄진다면 빚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홈플러스 노조 관계자는 "현재 이익잉여금이 현금으로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점포매각이나 대출로 현금을 마련해 배당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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