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러 '사이버 냉전' 시대 열리나

2015-09-0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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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국 국가방첩센터 웹페이지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 정보 보안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러시아의 신경전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오바마 정부가 사이버 해킹과 관련된 중국 단체들에 경제 제재를 가할 예정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이 31일 (이하 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미국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사이버 해킹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중국의 기업과 개인들에 경제제재를 가하는 내용의 정부 발표가 앞으로 2주 안에 있을 것"이라면서 "이는 오바마 행정부가 중국 해커들에 대한 전면적 대응에 나서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지난 4월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을 계기로 해킹 단체에 경제제재를 가하는 행정명령 권한을 재무부 장관에게 부여한 이후 실시되는 첫 조치이다. 이달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에 맞춰 이같은 경제제재안을 발표하는 것은 중국의 대미 사이버 해킹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겠다는 의도라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오바마 정부는 중국의 대미 사이버 해킹이 심각한 안보위협은 물론 경제적 손실로도 연결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중국 해커들의 대미 사이버 해킹은 지난해 약 53% 증가했다. 대부분 미국 기업들의 첨단기술과 물품계약 등 기밀정보 탈취가 목적이었다. 지난 4월 미국 연방인사관리처(OPM) 전산망 해킹으로 전·현직 공무원과 계약자, 가족, 친구 등 22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자,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중국을 최대 용의자로 지목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중국과 러시아 정보기관들이 해킹을 통해 미국 내 정보기관과 기업의 기밀 자료를 빼내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데이터 베이스를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31일(현지시간)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외국 정보기관들, 특히 중국과 러시아 정보기관들이 미국 정보기관과 기업들을 해킹한 자료를 공유하며, 디지털 상호 분석작업을 통해 미국 정보기관 관리와 요원들의 인적사항을 알아내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윌리엄 에바니나 국가방첩센터(NCIX) 국장은 LAT와의 인터뷰에서 "외국 정보기관들이 합세해 엄청난 양의 데이터 파일을 유출할 뿐만 아니라, 정교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들 정보 중 필요한 부분을 추출하고 있는 사례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에바니나 국장은 이들을 중국과 러시아 정보기관들이라고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는 "이들은 중국과 러시아 정보기관들이 확실하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들 정보기관이 빼내려는 자료는 미국 정보기관들의 기밀자료를 비롯해 의료보험 자료, 항공사 기록 등도 포함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해킹한 자료를 공유하며 비교 검토까지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LAT는 최근 잇따른 사이버 공격에 맞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연방 기관과 정부 웹사이트, 사회보장 번호, 재정 정보, 의료기록, 소셜미디어 계정 등에 대한 강력한 방화벽 구축에 나서고 있으나 이들의 무차별 공격을 막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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