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의 최대 정치이벤트로 꼽히는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와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활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행사의 핵심인 군사 퍼레이드(열병식)에 담긴 숫자의 상징적 의미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중국 신문신보(新聞晨報)는 오는 9월 3일 오전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열리는 열병식에는 다양한 숫자의 상징적 의미들이 숨겨져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70이라는 숫자를 강조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열병식의 소요시간을 약 70분 정도에 맞췄다. 56개 민족을 상징하는 56문의 대포가 70발의 예포를 발사하고, 항일전쟁에서 공을 세운 팔로군, 신사군, 동북항일연군, 화남유격대 등 10개 항일부대가 총 70개의 깃발을 선보이는 것 또한 70이라는 숫자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숫자 '200'에 담긴 의미도 주목된다. 중국 당국은 9월 3일 국기게양식에 참가하는 기수대원들을 200명으로 구성했다. 200명은 시진핑 지도부가 출범한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18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양대 100년'의 목표를 상징한다.
또 국기게양식 과정에서 호위부대는 정확하게 '121' 걸음을 내디디며 이동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1984년 청일전쟁(갑오전쟁)부터 2015년까지 121년간 중국 인민이 외세의 침략에 저항하며 난관을 극복해 왔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밖에 예포 56문 가운데 28문이 동시에 포를 발사하는 것은 1921년 공산당 창당 후 1949년 신중국 건설까지 28년간의 세월을 상징한다.
중국은 3일 열병식을 비롯한 대규모 기념행사를 통해 항일전쟁 승리의 의미를 되새기는 동시에 첨단 무기를 대거 선보이며 중국의 군사굴기(軍事堀起·군사적으로 우뚝 일어섬)를 과시할 전망이다. 이날 중국은 1만2000명의 병력을 비롯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전략미사일을 포함한 100기 이상의 미사일을 동원하고 최신 전략폭격기와 전투기, 함재기, 공중조기경보기 등 200대 이상의 군용기도 선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열병식에 동원되는 무기의 84% 정도가 신무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40여개국의 정상급 지도자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10명의 국제기구 수장 등 60명 가량의 외빈들이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