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오늘(20일)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중국이 전승절에 역사상 최초로 해외 정상들을 초대하는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실 중국 전승절은 ‘중국 공산 정부’의 승리를 기억하는 행사다.
1945년 9월 2일 미국이 일본과 항복 문서에 서명한 당시 중국을 지배하던 건 국부군의 장제스였다. 마오쩌둥이 아니었다. 지금의 중국이 전승절을 기념하는 건 국공합작 후 공산당이 장제스를 대만으로 내쫓고 대륙을 차지하면서 항일 전쟁의 승전 공과를 빼앗은 결과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이번 항일전쟁 70주년 기념 행사 속에는 “중국이 아시아에서 최대 강국으로 등극 했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다.
이례적으로 열병식을 전승절인 9월 3일 날 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지금까지는 건국일날 군사열병 퍼레이드를 하는 게 전통이었고, 건국일은 원래 10월 1일이다.
중국은 군사력을 과시하기 위해 열병식에는 전부 1만명 정도의 군인을 동원하고, 중국이 보유한 최고의 무기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에 대한 고민도 이 지점에 있다. 중국의 이번 열병식은 중국의 국력을 과시하고 중국이 G2 국가로써 미국과 함께 패권을 다툴 위치에 섰음을 과시하려는 행사다. 때문에 열병식 참석은 미국을 자극하는 일임에 분명하다.
이번 열병식에는 외국 정상도 처음 초청됐으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서방 국가 정상들은 행사에 불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 등 친러·친중 국가로 분류되는 국가들만 전승절 참석하기로 했다.
중국의 항일전쟁 70주년 전승절 행사를 앞두고 미묘해진 국제 정세에서 청와대의 고민이 깊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