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스토리](14) 차고에서 발명한 '스마트 무선헤드폰' ―웨어하우스

2015-08-20 06:00
  • 글자크기 설정

22세 청년창업가― 장톈이 웨어하우스 CTO

웨어하우스가 지나온길[그래픽=아주경제 임이슬 기자 ]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경제도시 상하이엔 ‘신처젠(新車間)’이라는 곳이 있다. 중국어로 ‘새로운 차고’라는 뜻이다. 스티브 잡스가 차고에서 회사를 차렸다는 데에서 영감을 얻어 문을 연 중국 제1호 창업카페다.

장톈이(張添乙)는 고등학생 시절 이곳에서 창업의 꿈을 키웠다. 1994년생으로 올해 겨우 22살인 장은 미국 버클리대에서 수학한 엘리트 인재다. 부모님 고향은 상하이지만 홍콩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자라 상하이에서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당시 그는 신처젠을 제집 드나들 듯 하며 다양한 창업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그가 직접 발명해 선보였던 무선 스마트 헤드폰은 몇 년 후 상용화 돼 전 세계인이 사용 중이다.

장톈이는 현재 중국 웨어러블 기기 전문 스타트업 기업 ‘웨어하우스(WEARHAUS)’의 공동 창업주로 최고기술경영자(CTO)를 맡고 있다.

장톈이가 회사 이름을 웨어하우스라 지은 것도 신처젠의 영향이 크다. 웨어하우스는 영어로 웨어러블(착용할 수 있는)’과 ‘하우스(집)’의 합성어다. 동시에  창고란 뜻의 'Warehouse'와도 발음이 같다. 창고에서 탄생한 스타트업 기업이라는 뜻이 담겨있는 셈이다.

그가 본격적으로 창업 전선에 뛰어든 것은 2013년 버클리대 재학 시절이다. 아직 스무 살도 되기 전이다. 그는 직접 발명한 3D 프린터로 ‘틸 장학금’을 받았다. 틸 장학금은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이자 페이팔 공동창업자 피터 틸이 20세 이하 창업 청년들에게 각 10만 달러를 투자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단, 조건이 있었다. 다니던 대학을 2년간 휴학(혹은 중퇴)하고 회사를 창업해야만 한다.

장은 세상을 바꾸기 위해 주저 없이 다니던 버클리대를 휴학하고 대학 동창생 중국계 미국인 리치와 함께 2013년 웨어하우스를 창업했다. 이어 8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한 창업 인큐베이터에 입주했다. 이곳에서 그들은 ‘무선 스마트 헤드폰’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음악을 즐겨 듣는 마니아라면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들으며 즐기고자 하는 욕심도 큰 법이다. 마치 영화 ‘비긴어게인’속 남녀 주인공이 함께 이어폰을 나눠 꽂고 서로의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악을 함께 들으며 그들만의 세상을 느꼈던 것처럼 말이다.

웨어하우스가 만든 스마트 무선 헤드폰이 바로 그렇다. 영화 속에서처럼 서로의 아이폰을 Y 잭으로 굳이 연결할 필요도 없다. 블루투스 기능 하나만으로 같은 장소에 있는 여러 사람들이 무선으로 음악을 공유할 수 있다. 조용히 해야 하는 지하철, 카페, 도서관 등과 같은 공공장소에서도, 혹은 시끄러운 클럽 안에서도 친구들끼리 같은 음악을 함께 듣게 되는 즐거움도 공유할 수 있다.

그가 창업 아이템으로 스마트 무선 헤드폰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몸에 차고 다니는 스마트워치, 스마트안경 등 이른바 웨어러블 기기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기 대문이다. 특히 헤드폰은 향후 스마트 기기로 발전할 시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판단했다.

헤드폰은 음악을 듣는 도구에 불과했다. 음질이나 디자인 외에 색다른 혁신은 이뤄지지 않았던 것. 게다가 누구나 사용하는 필수품이어서 잘만 하면 대박날 수 있는 아이템이었다.

장은 헤드폰으로 지난 해 11월 미국 최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를 통해 사흘 만에 목표액 5만 달러를 채우고 한 달 만에 총 1240명의 투자자로부터 24만7300달러(약 3억원)를 모집하는 데 성공했다.

그만큼 웨어하우스의 헤드폰은 특별하다. 블루투스 기능이 첨부돼 주변 30m 이내 반경에서 6~7명까지 함께 음악을 쉐어할 수 있다. 배터리 소모량도 한번 충전하면 최대 16시간까지 사용 가능하다. 게다가 스마트폰 어플로 연동돼 조작이 편리하다. 이어컵을 가볍게 터치하면 켜고 끄는 것은 물론 음향 조절, 빨리감기·되감기까지도 가능하다.

웨어하우스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도 참가해 전 세계인들에게 스마트 무선 헤드폰을 선보였다. 지난 5월부터는 온라인 웹사이트를 통해 공식 판매 중이다.

장 CEO는 “헤드폰은 우리가 터뜨린 첫 번째 폭죽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조만간 틸 장학금이 제한한 2년 휴학기간이 끝나지만 그는 버클리 대로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다. 차고에서 창업의 꿈을 키운 그는 앞으로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를 발명해 잡스처럼 세상을 바꾼다는 계획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