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스토리](13) ‘중국판 네스프레소 캡슐음료’ 꿈꾸다―닥터드링크

2015-08-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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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년생 해외유학 엘리트 천슈싱 CEO 아이웨이전자과기 창업

커피에서 허브·과일·보양차까지…중국식 만능 캡슐음료 머신 개발

아이웨이과기유한공사가 지나온길[그래픽=아주경제 임이슬 기자]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과거 ‘아마존’을 모방한 마윈은 알리바바를, ‘구글’을 모방한 리옌훙은 바이두를 만들어 세계적인 인터넷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최근엔 세계적인 캡슐커피 ‘네스프레소’를 모방해 세계적인 캡슐음료 머신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32세 중국인 청년도 있다. 네스프레소 기기를 중국식에 맞게 변형해 커피는 물론 허브·과일차 등 중국인이 즐겨 마시는 차까지 제공할 수 있는 만능 캡슐음료 브랜드 ‘닥터 드링크’를 만든 아이웨이(愛味 iTaste)전자과기 CEO 천슈싱(陳秀星)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영국 런던대 로얄 홀로웨이 학사, 런던 카스경영대 석사 과정까지 마친 해외유학파 출신 엘리트다. 멋 모르고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가 고배를 마신 후 일반 기업체에서 근무할 때였다. 2011년 해외출장길에 묵은 호텔에서 우연히 발견한 '네스프레소’ 머신이 그의 창업 DNA를 다시 한 번 자극했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 캡슐커피가 인기를 끌 때였다. 네스프레소 커피 머신 판매량은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연간 평균 25% 성장하고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50억 개 캡슐이 불티나게 팔렸다.

반면 중국 캡슐커피 시장은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천 CEO는 중국 캡슐 커피음료라는 신 시장 개척에 몸을 던지기로 마음 먹고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당장 시중에 파는 한 대에 수 천 위안하는 외국산 캡슐커피 머신 20대를 몽땅 사들여 분해작업에 돌입했다. 기기를 하나하나 뜯어 해체한 후 어떤 부품이 들어있는지, 어떤 기능을 하는 지를 샅샅이 연구했다.

‘커피보다는 차를 더 많이 마시는 중국인들에게 커피뿐만 아니라 대추차 같은 각종 차 음료도 캡슐커피처럼 편리하게 내려 마실 수 있는 만능 캡슐음료 머신을 판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렇게 해서 2012년 2월 대학 시철 창업을 함께한 동료들과 아이웨이전자과기를 창업했다.

하지만 커피와 차를 동시에 고압고온 추출할 수 있는 캡슐음료머신을 만드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천은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투자자들을 설득했으나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캡슐음료 머신 설계도를 받아 든 기술자들도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 뿐이었다. 천의 기술적 요구치는 워낙 까다로웠다. 수심 190m 수압에 해당되는 초고압을 견딜수 있는 캡슐, 커피 추출에 최상의 기압인 19바(Bar)를 5초내 도달하도록 할 수 있는 기기는 중국 국내 기술로는 턱도 없는 고난이도였다.

게다가 커피와 차는 엄연히 달랐다. 캡슐커피 제조에 사용됐던 고온고압 추출 기능을 다른 차 음료까지 확대하기까지는 엄청난 연구가 필요했다. 하지만 천은 포기하지 않았다. 최고의 맛과 향을 만들어내기 위해 하루에 커피, 생강차, 허브차 등 서른 여 잔의 음료를 마셨다. 미각이 마비될 정도였다.

'닥터드링크' 음료 캡슐. '행성캡슐'이라 불린다. [사진=닥터드링크 웨이보]


그렇게 장장 6개월을 고군분투하다가 드디어 ‘행성캡슐’을 개발했다. 행성캡슐은 네스프레소 커피 캡슐과 달리 상반구와 하반구로 나뉘어 밀봉돼 있다. 상반구엔 커피나 찻잎 등과 같은 비수용성 제품을 넣고, 하반구에는 설탕, 분유나 캐러멜을 넣었다. 캡슐을 머신에 넣으면 상반구와 하반구의 밀봉이 해제돼 모든 원료 엑기스가 함께 융화되면서 한 잔의 음료로 만들어지도록 설계했다.

2013년 2월 행성캡슐을 음료로 만들어 줄 머신도 탄생했다. 만능 음료기기라는 뜻으로 ‘닥터 드링크’라 이름 붙였다. 2014년 1월 닥터 드링크가 시장에 정식 출시됐다. 창업에서부터 정식 제품 출시까지 2년의 시간이 걸렸을 정도로 힘든 대장정이었다.

닥터드링크는 지난 2014년 6월 특허 등록에도 성공했다. 다른 기업과 차별화하한 그들만의 혁신을 내세운 셈이다. 

닥터드링크 캡슐음료 머신[사진=닥터드링크 홈페이지]


현재 닥터드링크 머신은 한대 700위안(약 12만6000원), 행성캡슐은 8개 들이가 30위안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다른 외국 캡슐커피보다 훨씬 저렴하다. 유통비용 절감을 위해 공식 웹사이트와 알리바바와 같은 온라인을 적극 활용한 덕분이다. 캡슐종류도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에서부터 율무차 허브차 생강차 등까지 현재까지 모두 18종에 달한다. 2014년 1월 출시 후 닥터드링크 판매량은 월간 1000대에 달하고 있다. 인도·스웨덴으로 수출될 정도다.

중국에선 천 CEO를 ‘중국 캡슐음료의 아버지’라 부른다. 그의 잠재력을 알아 본 중국 엔젤투자자 쉬샤오핑(徐小平)은 지난 해 9월 1000만 위안(약 18억원)의 거금도 선뜻 내놓았다.

천 CEO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냉음료와 탄산음료 캡슐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하기 위해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다. 향후 1조 위안까지 성장할 중국 음료 시장에서 천슈싱의 '중국판 네스프레소'를 향한 도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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