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대리인 제도 시행 1년 성과와 과제···저축은행, 카드사 등 적용대상 확대 요구

2015-08-2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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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지난해 7월 개정 공정추심법에 따라 신설된 채무자대리인 제도가 시행 1년이 지난 가운데 제도를 운영 중인 지방자치단체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제도 적용 대상이 대부업체에 한정된 탓에 아직은 채무자 보호가 미흡하다는 지적과 함께 카드사, 캐피탈사 등으로 대상을 확대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채무자대리인 제도에 따라 채무자가 변호사 등을 채권추심에 응하기 위한 대리인으로 선임 후 채권추심자에게 통지하면 채무와 관련해 추심자는 채무자에게 말·글·영상 등을 보낼 수 없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추심 관련 연락은 대리인을 통해야 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 7월까지 총 142건, 성남시는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31건이 채무자대리인 제도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자대리인 제도는 현재 전국에서 서울시와 성남시에서 운영 중이다.

지난달 13일 서울시 복지재단 산하 서울사회복지 공익법센터는 채무자대리인제 시행 1년 기념 토론회를 개최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15일 제도 시행 후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무료 채무자대리인 서비스를 지원해왔다.

공익법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서비스 신청자 대부분이 여러 대부업체에서 생계자금을 빌린 후 연체돼 추심을 당하고 있었다. 이들은 채무자대리인 서비스를 이용해 추심 과정의 고통을 덜고 워크아웃, 회생, 파산 등 채무 조정을 받았다.

개정법은 당초 과도한 채권추심을 예방하고 금융약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발의됐다. 국회 심의를 거치는 동안 대부업체를 제외한 여타 금융회사들이 적용 대상에서 빠져나가면서 ‘반쪽짜리 법안’으로 전락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제도 적용대상이 대부업체로 한정됐기 때문이다.

엄승재 서울시 공익법센터 팀장은 “채무자대리인 제도 시행으로 대부업체 이용 후 과도한 추심에 시달리던 서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게 됐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대부업체 이외 저축은행이나 카드사 등이 신용정보회사에 위임하는 방식으로 추심행위를 지속하고 있는 법적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기 입법 취지에 맞게 비슷한 고객군을 보유한 금융사 등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업체에서 출발한 업체들이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등 규모를 키우면서 실질적인 경계가 무너졌다”며 “법안이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개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채무자대리인 제도 도입을 검토하는 지자체가 늘어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경기도 법무담당관실 관계자는 "경기도에서도 채무자대리인 제도 도입을 위해 다음달 열리는 도 의회에 안건 상정을 준비 중"이라며 "안건이 통과되면 이르면 10월부터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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