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올해 현대차의 판매 추락이 심각하다. 내수에서는 수입차에 속수무책으로 시장을 내주고 있고, 해외에서는 환율 악재로 경쟁업체에 밀리는 상황이다. ‘현대차 위기론’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는 올해 전 세계에서 277만4287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3.6%가 감소했다. 해외에서는 3.8%가, 국내에서는 2.5%가 줄어들면서 작년보다 뒷걸음질쳤다.
현대차의 승용 라인업의 경우 전체적으로 노후화된 게 문제로 꼽힌다. 더 심각한 문제는 라인업을 다양화한 쏘나타의 판매까지 신통치 않다는 점이다. 쏘나타는 올해 초 2.0 가솔린 터보를 추가했으며, 지난 7월에는 1.6 가솔린 터보와 1.7 디젤을 추가했다. 7월에 추가된 차종은 LF 쏘나타 론칭 이전에 개발됐다는 점에서 라인업 추가시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즉, 초창기에 쏘나타의 흥행을 낙관한 나머지 라인업 확장이 늦었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 전문기자는 “현대차 고객의 상당수가 수입차로 갈아타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의 대응이 매우 늦은 편”이라면서 “승용 디젤 엔진도 한참 전에 개발해놓고 수입차에 시장을 많이 내준 상황에서 뒤늦게 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차가 수입차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아슬란 역시 실패작이라는 평가다. 현대차는 지난해 준대형차시장에서 그랜저를 5만3033대 팔았는데, 아슬란이 추가된 올해는 그랜저와 아슬란을 합쳐 5만4475대를 기록했다.
김충호 현대차 사장은 “아슬란은 국내 고급차 시장에 한 획을 긋고, 새 역사를 쓸 현대차의 전륜구동 최고급 세단”이라며 “경쟁이 격화되는 국내 고급차 시장에서 에쿠스, 제네시스와 더불어 또 하나의 고급차 대표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가 내건 아슬란의 올해 판매 목표는 2만2000대. 그러나 올해 절반이 지난 7월까지 5842대에 그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신형 그랜저가 데뷔하는 내년 이후다. 신형 그랜저가 데뷔하게 되면 현행 그랜저(HG)의 플랫폼을 이용한 아슬란의 입지가 애매해진다. 그랜저보다 상위 모델의 플랫폼이 6년 전 플랫폼을 이용한 구형 모델이기 때문. 신형 그랜저가 데뷔하면 아슬란의 판매 감소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현대차의 주가도 요동치고 있다. 3년 전 이맘 때 24만원까지 갔던 주가는 올해 12만3000원까지 떨어지며 반 토막 났고, 18일 오후 2시50분 현재 14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자동차 전문가는 “현대차의 라인업이 노후화된 데다, 지나치게 승용차에 편중된 점도 문제”라며 “크로스오버 차종이나 픽업 등을 추가해 차종을 다양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