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엔화 약세가 한국 수출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환율 효과가 양국 기업이윤 격차로 연결되고 기업이윤 축적이 R&D 등 비가격경쟁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엔화 약세에 따른 우리나라 기업 가격 및 비가격 경쟁력 약화 여지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일본은 지난해 10월 추가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엔화 가치 하락이 고착화 될 것이라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 자연스레 우리나라와 수출 경쟁 구도에 돌입 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실제로 지난 2월 기준 미국 달러대비 엔화가치는 2011년 9월 이래 63.9% 절하된 반면 원화가치는 같은 기간 1.8% 절상됐다. 원화는 엔화에 대해 40.1% 절상된 수치다.
그러나 정부는 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이는 수출에 대해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모든 정책이 밀리면서 수출대책도 하반기로 넘어갔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 수출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정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중국에 이어 ‘세계 공장’으로 부상 중인 인도와 베트남을 겨냥한 내용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수출 부진이 성장률을 갉아먹고 있다는 분위기가 높다. 수출 경쟁력 제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현재 핵심장비, 기자재 수입에 대해 세제 혜택을 주는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엔저 고착화는 이미 정부와 기업이 어느 정도 예상한 만큼 내성이 생겼다. 문제는 전체적인 수출 부진”이라며 “세제 지원도 좋겠지만 수출 품목과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수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