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지난해 전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에볼라 바이러스의 최대 피해국인 라이베리아를 돕기 위해 중국이 또 한번 구원투수로 나선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오거스틴 크페헤 응푸안 라이베리아 외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중국이 라이베리아를 위해 새로운 해안 고속도로 건설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에볼라 바이러스 창궐 이후 심각한 경기침체기를 겪고 있는 라이베리아에 대한 경제 원조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다.
응푸안 장관은 이날 왕 외교 부장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고속도로 건설 계획과 함께 "중국이 라이베리아의 10개 정부 부처를 모은 정부 종합 청사 건설도 지원해주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해안 고속도로가 들어설 지역은 라이베리아의 수도인 몬로비아를 라이베리아 뷰캐넌 항구를 통해 서아프리카 남서부의 코트디부아르 공화국(영어권 아이보리 코스트)과 연결하는 경제와 무역의 요충지로 통한다. 이 곳은 특히 철강과 목재 등의 주요 수출로로 평가되고 있으나 아직 개발되지 않은 곳이 많아 이곳에 고속도로가 생길 경우 라이베리아에 적지 않은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왕 외교부장은 직접적으로 라이베리아에 대한 지원 계획을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왕 외교부장은 "중국은 모든 부문의 협력에 개방적이며 라이베리아가 전 세계 모든 국가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고 운을 땠다. 이어 "중국은 라이베리아와 미국 사이 역사적 동맹관계를 익히 알고 있지만 중국 역시 고유의 힘을 갖고 있다"면서 "중국과 라이베리아의 관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아프리카의 최대 교역국으로 지난 몇 년간 미국을 견제하며 아프리카와의 관계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해에는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각각 아프리카를 방문했다.
에볼라 최초 감염이 시작된 2013년 12월 에볼라 발생 이후 라이베리아, 기니, 시레라리온 등 3개 서아프리카 국가에서 발생한 에볼라 사망자 수는 1만1300명에 달하고 그 중 라이베리아에서만 48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이후 라이베리아는 심각한 경기 불황을 이어가고 있다. 에볼라가 서아프리카를 강타했을 당시에도 중국은 일대에 수백명의 의료진을 보내고 에볼라 퇴치를 위해 1억2000만 달러 넘게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