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일부 롯데그룹주는 소폭 상승하면서, 주가 회복에 대한 가능성을 보이도 했다. 그렇다고 저가 매수 기회로 생각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있는만큼, 투자에 신중해야겠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동주·동빈 형제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적으로 표면화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7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롯데그룹 계열 상장사 7곳(우선주 제외)의 주가는 평균 2.81% 하락했다.
같은 기간 2039.1에서 2010.23으로 떨러진 코스피 하락률(1.42%)의 약 2배 수준이다. 이 기간 동안 롯데그룹 계열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주가 하락 탓에 무려 2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같은 기간 그룹 내 시가총액 1위인 롯데케미칼 주가도 25만2000원에서 24만500원으로 4.65% 떨어졌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658.5% 늘어난 6398억원에 달하면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실적을 냈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에 가려 실적 개선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롯데제과(-4.12%), 롯데칠성(-2.65%), 롯데쇼핑(-2.40%) 등도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7개사 중 롯데하이마트(1.75%)와 롯데푸드(0.88%)만 소폭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빠진 현재 시점이 저가 매수의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향후 주가는 기업의 실적 등 본질적인 가치에 기초해 움직일 것"이라며 "현재 오너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정리되고 있는 만큼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며 펀더멘털에 근거해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은 투자에 나서기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롯데그룹주들은 오너 리스크가 크게 부각된 상태로, 단기간 주가가 회복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형제들간 지분 경쟁은 결국 장기적인 성장 동력이나 사업 추진 등에 제약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은 센터장은 "지금 당장 주가가 빠졌다고 해서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판단하기에는 무리다"며 "아직 그룹이 어떻게 흘러갈 지 방향성도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