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종영한 ‘가면’은 재벌 2세 최민우(주지훈) 대신 경영권을 차지하려는 매형 민석훈(연정훈)의 음모 때문에 똑같은 외모를 지닌 부잣집 딸 서은하(수애)로 살아가는 가난한 백화점 직원 변지숙(수애)의 삶을 그렸다.
원래 감칠맛이라는 게 조미료 없이는 힘든 법이다. 그걸 인정한다고 해도 ‘가면’은 과하다. 지독하게 가난해도 독하게 착한 심성을 지켜내는 여주인공과 재벌이지만 마음의 상처가 깊은 남자주인공이 펼치는 신데렐라 스토리에 도플갱어, 재벌가의 음모와 암투, 불륜 등 구미를 당기는 자극적 소재를 가리지 않고 모두 넣었다. 흥행 공식을 종합해 놓은 비법서랄까? 한국 드라마 특유의 클리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래도 다행인 점을 찾자면 뻔뻔할 정도의 솔직함이다. “우리 사골 육수예요”라고 속이는 법 없이 조미료를 썼다고 대놓고 드러내니 밉지는 않다. 그래, 누군가는 막장도 하나의 장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