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내 대형 조선소들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중인 가운데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후판 생산업체들도 실적 하락 우려에 노심초사 하고 있다. 이는 수익성이 악화된 조선소들이 후판업체들과의 가격 협상에서 더욱 박한 마진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대우조선해양이 최대 약 3조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삼성중공업도 1조원대의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역시 2분기에 손실이 나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철강업계는 현재 가장 큰 손실로 이어지고 있는 해양설비의 경우 선박보다 적은 강재가 사용되고 있고, 극지용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단기적으로 큰 타격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향후 조선업체들의 수익성이 회복세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이익 확보를 위해 후판가격 인하를 꾸준히 요구 할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가격을 인하한 국내 철강업체들이 국내 조선사에 공급중인 후판 가격은 공장도 가격인 t당 110만원 대비 최대 40%대를 형성중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우리나라 조선업체들의 선박 수주량이 감소하면서 향후 후판 수요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점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후판의 유입 등도 꾸준히 제기중인 악재다.
특히 최대 3조원대의 적자설이 불거진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정성립 사장이 지난 달 기자간담회에서 채권단의 관리를 받고 있는 STX조선해양과 대한조선의 후판 물량을 함께 구입해 분배하는 ‘공동구매’ 방안을 언급한 점 역시 적지 않은 후폭풍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가 국산 후판만 사용한다면 매출처가 늘어 긍정적이긴 하다. 하지만 이익률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중국산 철강재 유입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단가인하 압력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 수익성 저하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