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경의 머니마니] 문맹보다 무서운 금융문맹

2015-07-14 14:03
  • 글자크기 설정

[조영경 FM파트너스 대표]

문맹은 단순히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문맹은 생존을 위협한다. 따라서 금융문맹은 문맹보다 더 무서운 존재다.

날로 복잡해지는 금융환경과 저성장, 저금리는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가정 경제를 풍요롭게 만들어 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금융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주 교육부와 금융당국이 힘을 합쳐 청소년 금융교육의 레벨업을 위해 앞장선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물론 현재 중·고등학교 교과 과목에서 경제 부분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수능 점수를 잘 받기 위한 개념 위주의 주입식교육과 정답을 찾아내는 문제 풀이식 교육 위주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경제 과목은 2015년 수능에서 전체 응시자의 2.9%만이 선택할 정도로 학생들이 가장 기피하는 과목이다.

학생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금융교육을 어렵고 골치 아프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원하는 것을 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돈을 모아 핸드폰을 살까 아니면 노트북을 살까?', '버스를 탈까 택시를 탈까?', '대학을 갈까 아니면 등록금을 가지고 창업을 하는 게 좋을까?', '대출을 받아 대학을 다닐까 알바를 할까?', '자동차를 구입할까 내집 마련을 먼저 할까?' 등 일상적인 문제에 대해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는 결정 능력을 기르는 것이 금융교육의 목적이어야 한다.

단순한 지식을 암기하고 교과서 기준으로 정답과 오답을 골라내는 교육은 의미가 없다. 경제적 의사결정이란 개인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달라지고 자신에게 합리적인 선택이라면 그것이 바로 정답이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에 대한 이해는 지출 관리를 통한 절약하는 생활을 강요하거나 저금리, 고령화에 적합한 금융상품이나 리스크 관리를 위한 보험 등 단편적인 지식 전달에 그쳐서는 안 된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풍족한 곳에서 부족한 곳으로, 수익률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돈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금융을 이해하는 것의 시작이다.

금융에 대한 이해는 교환 수단으로서의 돈이 적당한 가치에 물건이나 서비스 등과 교환이 되고 있는지, A를 선택함으로써 발생하는 기회비용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저장 수단으로서 돈이 시간과 위험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받고 있는지 등에 대한 논리적인 사고가 가능하도록 해준다.

경제와 금융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고, 자신의 의사결정이 가족과 사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경제활동을 하는 성숙된 시민이 될 수 있도록 양질의 금융교육이 제공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