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최근 한국 농식품 수출이 일본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부터는 일본 수출 4대 중점 추진 전략과 10대 전략 과제를 추진해 K-Food 붐을 다시 일으킬 계획입니다."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1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우리 농식품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대단히 중요한 시장"이라며 이같은 방침을 밝혔다.
수출 감소의 이유로 그는 △아베노믹스의 엔저 장기화로 시장 가격경쟁력 약화 △농가 수취가격 하락에 따른 원가부담 가중 △일본 내 소비세 인상, 엔저로 수입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둔화 △양국 간 외교마찰로 인한 혐한류 분위기 △김치, 파프리카 등 수출 대표품목 이외에 히트상품 부재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김 사장은 "가장 가까이에 위치한 지리적인 이점과 다양한 수출노하우, 네트워크, 한국식품 매니아층 다수 존재, 대형유통업체와 수입밴더와의 높은 신뢰관계 등의 강점을 활용해 일본 수출을 지속적으로 늘려야 한다"며 "최근 한일수교 50주년을 맞아 양국의 화해모드 전환과 함께 정장작용, 지방분해 등 신기능성식품 표시가 가능해짐에 따라 우리 농식품의 우수성을 최대한 부각시켜 신규 마케팅 툴로 활용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반기부터는 일본수출 확대를 위한 4대 중점 추진전략과 10대 전략과제로 일본시장에서 K-Food 붐을 다시 한번 일으킨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특히 aT는 김치, 파프리카, 토마토, 인삼류, 화훼류, 주류, 면류, 과자류 등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효자품목을 중심으로 하반기 K-Food 홍보와 판촉을 강화하고, 현지밀착형 컨설팅 등을 통해 수출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일본에 집중된 수출구조를 할랄과 중국 시장으로 다원화해야한다는 김 사장은 "내달 중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사무소를 설치를 시작으로 거대 할랄 시장을 적극 개척할 것"이라며 "중국에서는 비슷한 시기에 칭다오에 수출전진기지가 문을 연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aT는 아부다비 사무소가 문을 열면 할랄식품 시장 동향 및 수출유망품목 등의 정보 제공과 우리 수출업체의 할랄인증 획득을 위한 지원군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며 새로운 시장개척 의지를 밝혔다.
현재 aT 아부다비 사무소에는 1명의 직원이 대기 중이며 8월 이후에는 3명 더 보충한다. 지난 2월에는 두바이에 수출전문마케터가 파견돼 업무를 하고 있다.
김 사장은 "사무소 개설을 시작으로 중동시장 수출선 발굴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라며 "아세안의 대표적 무슬림 국가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8월과 10월 K-푸드 페어를 개최하고, 오는 11월에는 두바이에서 전시회를 열어 한국농식품의 우수성을 적극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도 미개척지로 남아있는 할랄식품 시장과 중국 시장을 적극 개척하면 2017년 농식품 수출 100억 달러를 조기에 달성할 것이라는 게 그의 복안이다.
◆ 할랄식품 시장은?
"할랄식품은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지 않는 식품을 말한다. 모든 종류의 야채, 과일 ,곡류 등 비육류성 식품과 해산물이 이에 해당된다. 육류는 양, 소, 닭고기 등은 허용되지만 이슬람식 순서와 방법에 따라 도축된 것만 인정되고 과자, 빵 등 가공식품은 돼지고기나 알콜성분이 없어야 한다. 이처럼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그동안 국내 농식품 업계는 18억명에 이르는 무슬림 시장의 진입장벽을 넘지 못했다.
2012년 기준 세계 할랄 식품 시장 규모는 1조1000억달러이며 오는 2018년 1조70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 쯤이면 세계 식음료 시장의 17.4%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처럼 할랄시장이 거대시장인 것은 확실하지만 우린 아직도 부족하다. 우리나라의 할랄 농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6억8000만달러로 전체 할랄시장의 0.1%에 그친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이슬람권 시장에 주로 수출되고 있는 품목들은 담배, 커피, 과자, 참치, 음료 등 가공제품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농업과의 실질적인 연관성을 위해 점차 김치, 인삼, 장류 등 전통식품을 비롯해 신선농산물 등 수출품목을 다변화해 나갈 계획이다.
네슬레가 세계 150개 공장에서 300여개의 할랄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것처럼 할랄식품 시장을 움직이는 기업은 비무슬림 다국적 식품 기업이다. 우리나라 식품 기업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국내 식품제조기업들이 할랄식품 시장에 진출, 할랄인증을 받은 롯데리아, 델리만쥬 등 외식브랜드의 이슬람권 진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내수시장 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국내 식품외식업계로서는 할랄시장 진출이 탈출구가 될 수 있으며, 우리 농식품 수출확대에도 지레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aT는 이슬람 지역의 박람회 참가와 판촉 행사, 정보 제공, 할랄 식품전용단지 조성 등 할랄식품 시장 개척을 원하는 업체들을 적극 지원할 것 방침이다."
◆ 복잡한 할랄인증절차…공략방법은?
"aT는 할랄식품 시장 수출을 원하는 국내 식품 업체들의 가장 큰 고민인 '인증'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가 유일하게 할랄인증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인증은 말레이시아에서만 동등하게 인정될 뿐이다. 인도네시아·싱가포르·중동 등 다른 나라에 수출하려면 해당국 인증을 각각 받아야 한다. 각 국마다 할랄인증 종류가 다르고 절차도 복잡하고 까다롭다보니 중소형 업체는 시도 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aT는 2012년부터 할랄식품을 수출하려는 식품 업체를 대상으로 인증 등록비용을 90%까지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 48개 업체에 5억여원을 지원했다.
올해는 주요국별 할랄인증 기준 등을 총 정리한 할랄인증 가이드북을 제작·배포할 예정이다. 우선 대표적인 할랄인증 국가인 UAE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3개국에 대한 가이드북을 만든다. 특히 전통식품의 경우, 할랄식품 인증 획득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2000만원 한도내에서 동록비용의 90%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2억2000만명의 이슬람교도가 거주하는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 차원에서 aT는 KMF와 인도네시아 인증기관(MUI)과의 교차인증을 추진한다. 교차인증이 되면 KMF 인증을 보유한 국내 식품업체가 인도네시아 시장을 진출할 때 따로 할랄인증을 받을 필요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높은 구매잠재력, 소득수준 향상으로 건강과 미용에 관심이 많은 중동권 소비자를 공략해 나간다면 수출이 크게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 중국 칭다오 수출전진기지의 역할은?
"현재 중국시장은 우리 가공식품이 주로 수출되는 전세계 2위 규모의 시장이다. 지난 달부터 시범운영 중인 칭다오 수출전진기지는 중서부내륙을 포함한 중국시장을 효율적으로 개척하기 위한 수출거점기지다.
우선 칭다오 수출전진기지는 한국과의 수송거리가 항공 1시간20분, 해상 16시간 정도로 가까워 유통기한이 짧은 냉장식품 수출이 용이하다. 수출전진기지에서 공항(4㎞)과 칭다오(20㎞)․황다오 항구(40㎞)까지의 이동거리도 짧다. 특히 베이징(700㎞)과 상하이(800㎞) 등 주요 대도시까지의 내륙운송에 필요한 고속도로망이 잘 갖춰진 교통의 요충지여서 물류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또 중국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로 한국 농수산식품의 통관이 다른 지역에 비해 유리한 이점이 있다.
수출전진기지 운영은 한국 농수산식품의 운송, 통관, 보관 등이 원스톱으로 이뤄진다는 장점도 있다.
앞으로 aT는 칭다오 수출전진기지에서 △수출상담회 등 바이어 네트워크 지속 구축 △대형유통업체 연계 판촉전으로 물류협력 추진 △호텔, 외식체인, 온라인마켓 등과 연계한 신규 유통망 발굴 △수출전진기지 내에 오프라인 홍보관 운영 △중소 수출업체 및 지자체 우수상품 지속홍보 △수출물류비 절감을 위한 물류시스템 구축 등의 지원업무를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