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 배분 확정, 정치논리에 흔들린 한국과 미래 내다본 일본 '대조적'

2015-07-1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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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사진=ITU제공)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주파수정책소위원회는 13일 회의를 열고  700MHz 대역 용도 결정 등 주파수 정책에 최종 합의했다. 

이날 확정된 700MHz 주파수 정책으로 지상파 5개사에게도 UHD 채널을 위한 전파를 배분하기로 결정하면서 통신사와 방송사가 모두 전파를 나눠 갖게 됐다.  미래부와 방통위가 기술적 검토 끝에 700MHz에서도 5개 UHD 방송 채널을 확보하는 방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표준화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700MHz 주파수를 차세대 이동통신 공통대역으로 채택한 바 있다는 점, 국제적으로도 700MHz 대역은 통신에 할애한 국가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들어 통신업계에서는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정치권의 논리에 따라 결정된 700MHz 주파수 배분과 달리, UHD 방송을 준비 중인 일본은 700MHz 전파를 유용하게 할당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우리와 대조적이다.      


◆일본 정부, 700MHz 주파수 이동통신용으로 할당
일본 총무성 자료에 따르면, 700MHz 주파수 배분은 2013년 6월에 이동통신사 NTT도코모, 소프트뱅크, KDDI에 각각 20MHz 씩 할당했다. 700MHz 주파수를 할당 받은 이통사들은 지상파 디지털방송의 수신장애 방지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700MHz 이용추진협회’를 설립해 주파수 운용을 추진해나가고 있다.

현재 지상파 방송의 완전한 디지털화로 인해 반납된 700MHz 주파수 대역은 보도·스포츠 중계용, 콘서트홀 등에서 사용되는 무선 마이크용으로 이용되고 있으나, 2019년 3월31일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

700MHz 이용추진협회는 “최근 스마트폰의 급격한 보급에 따라 이통서비스의 데이터통신량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데이터통신량은 대폭적인 이용증대가 예상되고 있다”면서 “총무성은 이런 사정을 해결하기 위해 700MHz 대역을 이동통신사에게 할당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도 급증하는 데이터 트래픽을 해결하기 위해 지금 사용하고 있는 무선기지국을 재편하면서까지 휴대전화용으로 바꾸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사물인터넷, 무인차시대 미리 준비하는 일본
일본 정부는 700MHz 주파수를 할당하면서 755MHz~765MHz 대역을 ITS로 할당했다. ITS란 고도도로교통시스템을 가리킨다.

총무성 자료에는 “ITS의 고도화를 추진함에 있어 전파에 의한 무선통신 등 ICT기술의 효과적인 활용이 중요하다”면서 “총무성은 자동차 간 통신과 차량 탑재 레이더 등의 기술기준을 순차적으로 제도화시켜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물인터넷(IoT), 무인차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700MHz 대역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2012년 기술기준을 제도화하고, 지난해부터 ITS 고도화를 위한 도로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일본이 추진 중인 ITS 고도화는 건물 등으로 운전자 사각지대가 발생했을 경우 다른 차량이 있는지 탐지해 운전자에게 알려주고, 보행자가 운전자 사각지대에 있을 경우도 해당 정보를 제공해준다.

이는 자동차 간 통신을 통해 안전한 도로를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향후 사물인터넷, 무인자동차 시대를 내다본 일본 정부의 철저한 미래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UHD방송 추진하는 일본 “700MHz 필요없다”
전 세계에서 UHD방송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국가가 한국과 일본이다. 두 나라는 똑같이 UHD방송을 추진하고 있으나, 대응은 전혀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일본은 UHD방송을 지상파가 아닌 위성방송, 케이블방송, IPTV를 통해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정부 관계자는 “일본은 전통적으로 위성으로부터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고, 지상파 방송사업자들이 대부분 위성 채널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대표적 민영방송사 TV아사히 관계자도 “현재 시험방송을 준비 중이며, 위성방송을 통해 내보내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적어도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는 위성방송에서 UHD방송을 볼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UHD 영상은 지금 사용되고 있는 HD영상과 비교해 데이터량이 크다. 이를 지상파 디지털방송까지 전달하기 위한 대역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일본도 700 MHz 주파수 대역을 재편해야 했지만, UHD 방송을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TV와 위성방송으로 추진하면서 통신망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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