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주파수 700MHz 배정, 최양희 장관 “방송과 통신 상생해야”

2015-05-2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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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주파수 정책에 대해 설명하는 최양희 미래부 장관 (사진=YTN방송화면 캡쳐)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국회와 정부, 통신업계와 방송업계의 이견이 팽팽한 황금주파수 700메가헤르츠(MHz) 배정을 두고 미래창조과학부가 예고한 6월 말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20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700MHz 대역의 주파수 배정에 대해 “700MHz 대역은 한정돼 있어 방송과 통신이 상생해야하고 한쪽 주장만 수용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고 밝혔다. 최 장관에 혹시나 기대를 걸었던 솔로몬의 해법은 나오지 않아 주파수 배분을 둘러싼 공회전이 거듭될 것으로 우려된다.
700MHz 주파수는 과거 지상파 방송사들이 아날로그 방송용으로 사용하다가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되면서 반납된 주파수 대역이다. 이 주파수를 차지하기 위해 통신업계와 방송계는 수년째 기싸움을 벌여왔으며, 700MHz 주파수는 전파 도달 거리가 길어 많은 기지국 설치가 필요 없고 회절성(장애물을 피해 가는 성질)이 우수해 ‘황금주파수’로 불린다.

앞서 19일 개최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주파수정책소위원회에서 미래부는 700MHz 주파수 활용방안으로 ‘4+1안’을 설명했다.

‘4+1안’은 초고화질(UHD) 방송을 준비 중인 KBS1, KBS2,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 4개에 6MHz 폭씩 총 24MHz 폭을 할당하고, EBS에는 별도 DMB 대역을 배정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미래부가 제시한 활용방안에 대해 주파수소위 소속의원들은 “UHD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회와 정부가 대립각을 세운 가운데 이날 토론회에서 최 장관은 “700MHz 대역은 재난망 용으로 일부 할애했고, 통신은 데이터중심으로 옮겨 가고 있기 때문에 이동통신사 소요가 예상보다 급증할 것이며, 방송도 UHD를 해야된다”면서 “전환을 위해서 일정기간은 임시로 다른 주파수를 썼다가 기존 대역으로 옮기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가 제시한 '4+1안'에 대해서는 "UHD로 전환함에 있어 중간 단계의 해결방안"이라면서 "나가는 과정에서 현재 사용하는 대역을 일부 효율화 하거나 기술발전에 따라서 여러 채널을 넣는 방안을 도입하면서 채널을 확보하겠다는 기술적 검토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BS가 DMB 대역을 사용하게 되면서 발생할 추가적 기기 설치비용에 대해 최 장관은 “기술적 재정적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700MHz 주파수를 방송과 통신이 나눠 사용할 경우 UHD방송은 수도권에서만 가능하다는 주장에 대해 최 장관은 “과거에 디지털 방송을 도입할 때도 단계적으로 진행해 성공했다”면서 “UHD도 마찬가지로 지상파가 제출한
실행계획을 보면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것으로 나온다”고 언급했다.

이어 “UHD도 디지털 방송처럼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투자나 단말기 보급, 콘텐츠 제작 부분에서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700MHz 주파수 분배를 올 상반기 안에 결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제동향, 경제성, 공익성 등 주요 쟁점에서 당위성을 놓고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국은 700MHz 주파수를 무선통신 트래픽 급증에 대비해 통신용으로 모두 사용 중이거나 사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의 700MHz 주파수가 방송으로 배정될 경우 글로벌 트렌드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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