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前) 독일 총리가 미국 국가안보국(NSA)로부터 퇴임 후에도 감청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이 독일 언론을 인용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일간지 빌트의 일요판인 빌트암존탁은 NSA가 슈뢰더 전 총리를 감청한 이유에 대해 "지난 2005년 총리에서 퇴임한 후에도 러시아와의 에너지 사업에 간여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을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설명했다.
슈뢰더는 또 푸틴 대통령과 개인적인 친분이 두터워 NSA는 그에 대한 감청을 통해 푸틴 주변과 관련한 기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빌트는 전했다.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는 지난 8일 NSA가 감청 대상으로 삼아온 전화번호 56개를 추가로 공개했다. 이 중에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현 총리는 물론 헬무트 콜 전 총리와 슈뢰더 전 총리 밑에서 일한 이들의 번호가 포함돼 있었다.
위키리크스는 지난 2일에도 NSA가 도청한 것으로 보이는 독일의 지그마어 가브리엘 부총리 겸 경제장관과 오스카어 라퐁텐 전 재무장관 등 주요 장관과 각 부처 고위 공무원의 전화번호 69개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