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8일부터 시작된 러시아 우파에서의 일정을 끝내고 11일 저녁(현지시간) 베이징(北京)으로 돌아왔다.
중국 국무원 직속 통신사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은 시 주석이 이번 러시아 방문을 통해 브릭스(BRICS) 및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과의 협력의 거리를 좁히고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국제무대에서 공론화했으며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실크로드) 추진 의지를 재천명하는 등 다채로운 성과를 거뒀다고 11일 전했다.
시 주석은 지난 9일(현지시간) 러시아 우파에서 열린 제7차 브릭스 정상회의 연설에서 "역사를 망각하는 것은 배반과 같은 것"이라며 과거사 문제에 대해 브릭스 국가가 뜻을 모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 주석은 "평화를 사랑하는 브릭스 국가 및 국민들이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아픈 역사를 부인하고 왜곡, 날조하려는 시도에 강경히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날 열린 제15차 SCO 정상회의에서도 일본을 향한 시 주석의 날선 메시지가 이어졌다. 시 주석은 "역사를 왜곡하고 평화를 깨는 행위는 그 누구라도 허용되서는 안된다"며 일본의 침략사 왜곡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날 시 주석은 "도덕적으로나 법률적으로 제2차대전 승리의 성과를 왜곡하는 행위에 단호히 반대하고 인류에 남긴 비극적 교훈을 망각하려는 움직임도 강력히 반대한다"는 내용의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SCO 회원 6개국 공동성명도 이끌어 냈다. 이들 정상들은 오는 9월 3일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승 70주년 열병식 참석도 약속했다. 아베 신조 총리에게도 초청장이 보내진 것으로 공식확인됐다.
이처럼 중국이 일본의 '과거사'를 둘러싼 국제공조 강화에 나선 것은 일본의 역사왜곡 시도가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이라는 점을 일본에 확실히 알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동시에 아베 총리가 곧 발표할 전후 70년 담화에 침략에 대한 반성과 사죄의 뜻을 담을 것을 촉구하려는 의도다.
이 외에 시 주석은 브릭스 국가와 협력의 거리를 한층 좁히고 일대일로 프로젝트 추진에 대한 의지도 재천명했다. 8일에서 10일까지 3일간 25개 스케줄을 소화하고 7개국 정상과 회동했다. 각국과 체결한 협력안 및 공동성명, 선언 등도 23건에 달했다.
시 주석은 브릭스 협력 강화방안으로 △지역 운명공동체 형성 △지역 안보장벽 구축 △내실있는 실질적 협력 △선린우호 관계 강화 △개방을 통한 공동 발전 추구 등을 제시했다. SCO 회원국에는 각분야 협력 강화를 통해 '운명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 주석은 또 "교통인프라 구축과 이를 통한 원활한 소통은 지역 협력의 필수조건으로 이는 일대일로 구상과 연결된다"며 "실크로드기금, 중국-유라시아 경제협력기금 등을 기반으로 SCO회원국 등 관련국 인프라 건설 및 협력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각국에 대한 지원과 협력강화를 통해 일대일로를 '흔들림없이' 추진해 나갈 뜻을 다시 한 번 밝힌 것이다.
신(新)밀월관계에 돌입한 러시아와의 밀착관계도 재확인했다. 시 주석은 우파에서 2개월 만에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양국간 각 분야 협력은 물론 브릭스, SCO 등 다자기구를 통한 공조를 재차 약속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과의 회동에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나타나지 않았다. 일각에서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러시아와 중국에 지원의 손길을 내밀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이는 현실화 되지 않았다.
러시아 외에 인도와의 협력 강화에도 공을 들였다. 역시 2개월 만에 다시 만난 모디 총리와도 앞서 약속한 합의를 재확인하며 우의를 다졌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브릭스 신개발은행, 방글라데시-중국-인도-미얀마(BCIM)를 잇는 경제회랑 개발, 일대일로 등 전략적 프로젝트에 관한 협력 심화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