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가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 희망대로 ‘반대’로 나왔지만 그리스의 앞날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치프라스 총리는 국민투표 직전 “‘반대’ 결과가 나오면 48시간 안에 채권단과 합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개표 과정에서 ‘반대’ 여론이 우세하자 TV 연설을 통해 “이제 우리는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것”이라며 채권단에 3차 구제금융 협상을 재개하자고 촉구했다. 하지만 그의 ‘폭탄 돌리기’ 전략이 먹힐지는 미지수다. 치프라스 총리는 채권단 앞에서는 그들의 요구를 비난하고 뒤로는 그들과 접촉을 통해 해결을 시도해왔다.
그리스 정부는 “7일부터 은행 영업 재개를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에 긴급유동성지원(ELA) 증액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혀 6일 ECB 회의에서 어떤 결정이 도출될지도 관심사다. 그러나 ECB는 그리스 은행들에 대한 ELA의 현행 한도를 유지할 것 같다고 로이터 통신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ECB가 그리스에 자금 지원을 중단하거나 축소한 상황에서 시중 은행들이 문을 열 경우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으로 단시간에 돈이 바닥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결국 그리스는 지난달 30일 국제통화기금(IMF)에 ‘기술적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낸 것에 이어 ECB 부채도 상환하지 못하는 ‘실질적 디폴트’로 파국을 맞게 되는 것이다. 이 사태를 우려하는 채권단이 1~2일 안에 해결 방향을 결정할 수도 있다.
국민투표에서는 개표율 95% 기준으로 ‘반대’가 61.3%로 ‘찬성’(38.6%)을 20%포인트 이상 크게 앞질렀다.